noblesse oblige(노블레스 오블리주)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 즉 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말이다. 1808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이 말의 기원은 로마사회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초기 로마 사회에서는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의 전통이 강했고, 이러한 행위는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인식되면서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귀족 등 고위층이 전쟁에 앞장서 참여, 솔선수범과 희생의 결과를 감내했다.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제국 2,000년 역사를 지탱해준 힘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철학"이라고 했다.

미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도 만만치 않다. 6 · 25전쟁 당시 미국 참전용사들 중 142명이 미군 장성들의 아들이었다.

반면 한국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고위관직하면 대부분 부동산 투기, 불법증여 및 탈세, 병역면제, 이중국적, 논문표절, 과거 전력 등 의혹도 가지가지다.

하지만 통영은 다르다. 추석을 앞두고 특별한 결심으로 이철성 풍해문화재단 이사장이 사재 200억원을 털어 재단의 기금을 늘렸다. 자신을 잉태해준 어머니와 고향 통영사랑의 일환이다. 통영문화 육성과 인재 양성에 좀 더 매진하고자 하는 이 이사장의 진심이 듬뿍 담긴 기금이다.

조흥저축은행 박명용 회장 역시 마찬가지이다. 매년 6천여 만원에 달하는 재정 후원을 통해 통영예총 산하 박명용 통영예술인상을 제정하고 통영학생예술제를 만들어냈다.

두 분 모두 통영 고향 사랑과 지역 인재 육성이라는 공통의 분모를 가지고 있다. 폭염을 이겨내고 영근 곡식처럼 우리네 추석밥상처럼 귀하고 귀한 일이다.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지향하는 품격 있는 이런 분들이 늘어난다면 우리 통영사회는 한층 더 따뜻하고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통영의 정치인들이여!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차지하고라도 서민이 진정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추석연휴 밥상머리 민심 챙기는데 전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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