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폐교는 옛말,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통영 해양안전체험센터’

기획취재 “학생들 떠난 폐교,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다”

<1>산촌폐교를 재생한 소규모 복합문화공간 ‘감자꽃 스튜디오’
<2>폐교에서 전시·체험시설로 변신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3>지역의 폐교를 개조한 캠핑장, ‘제천 하늘뜨레’와 ‘함평 나비마을’
<4>폐교는 옛말, 아이들의 안전을 책임진다, ‘통영 해양안전체험센터’
<5>폐교위기 직면, 통영의 소규모학교의 미래는

 

해양안전교육센터는 우리나라의 청소년 해양활동 분야를 대표하는 한국해양소년단연맹의 상근 전무지도자가 배치, 운영하는 교육시설로서, 단순 이론형 해양안전교육이 아니라 유사시 실제 현장에서 대처 가능한 체험 교육이 중심이 된다. 또한 청소년들이 수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위기대응능력을 길러준다. 매년 수많은 학교, 공공기관, 청소년활동시설, 청소년단체 등이 참여해 그 공신력과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널리 인정받고 있다

 

폐교된 평림초등학교, ‘거북선캠프’로 변신

통영시 평인일주로 478에 위치한 거북선캠프는 구 평림초등학교였다. 90년대 후반 도농 통합 분위기로 우리 지역에서도 도서 지역이나 변두리 지역에 폐교된 학교가 많이 생기게 됐다. 그 당시 해양소년단은 지금의 도남동 음악분수대가 있는 공터에서 천막을 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청소년 교육활동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곳에 개발이 진행,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을 잃게 됐다.

이에 통영교육지원청에 협조를 구하고, 폐교로 방치돼 있던 평림초등학교를 1999년 5월 31일 무상(현재는 공유재산관리 법령 개정으로 매년 1천여 만 원 상당의 임대료를 지급)으로 임대 받게 됐고, 이듬해 2000년 6월 10일, 경상남도교육청 지정 해양특성화교육장 거북선캠프로 개소하게 됐다.

이후 2002년 청소년특성화수련활동 ‘해양수련활동’을 개최해 6천여 명이 참여했고, 2004년부터 현재까지 청소년 일일 안전체험교실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관내 초등학생 연 2천명이 참여하고 있고, 2008년 청소년이용권장시설로 지정됐다.

거북선캠프는 야외해수풀장, 마리나시설, 잔디마당 및 야외무대, 소집회장, 야외샤워장 및 탈의장, 해양훈련장비창고, 관리동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조경웅 지도국장은 “지금은 고인이 된 당시 고 박대현 통영교육장의 따뜻한 배려와 격려는 오늘의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과 거북선캠프가 있게 한 큰 힘이었다. 지면을 빌려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교육부 제1호 해양안전체험센터

2017년도 교육부 안전체험센터 사업공모에 최종 선정된 거북선캠프는 이제 ‘대한민국 제1호 해양안전체험센터’로서 통영 고성 거제 지역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국내 유일 해양안전교육을 펼쳐오고 있다.

당초 교육부에서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학생들에 대한 체험중심의 안전교육강화 필요성을 느끼고, 안전체험교육을 수행할 체험교육시설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공공·민간이 운영하는 전국의 안전체험시설을 대상으로 공모해 10곳을 선정해 안전체험센터로 지정하고, 개소당 특별교부세 2억원을 지원했다.

거북선캠프는 개소 이후 매년 2천여 명의 통영 관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양안전교육과 해양수련활동을 꾸준히 개최해 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이론형이 아닌 체험형 교육으로, 실내수영장이 아닌 실제 바다에서 유사시 상황을 대비한 안전능력 배양 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타 안전체험센터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연맹의 재정 여건상 98년 폐교된 이후 시설 개선에 대한 전면적인 투자는 어려워 교육시설이 낡고 낙후돼 119안전체험센터와 같이 공공기관이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안전체험센터에 비해 시설환경이 비교하기도 어려운 수준으로 이를 이해하고 극복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전체험교실 2,709명, 생존체험교실 3,563명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각종 해양안전교육을 진행했다. 특히 사업비는 교육시설 여건개선과 강사비, 교육운영에 따른 경비로 지출, 이전보다는 훨씬 나은 교육환경을 갖출 수 있게 됐다. 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관계자들의 노력을 통해 경남 도내의 학생들이 타 지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해양안전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공익적 가치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당초 교육부에서는 바다에서 진행되는 해양생존체험 교육의 비중을 많이 요구했지만 바다환경 특성상 6월경 활동할 수 있는 수온이 가능, 3~5월은 각 학교를 직접 방문해 심폐소생술,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구조도구 사용법 등을 교육하는 ‘찾아가는 해양안전체험교실’을 운영했다.

6~8월은 학생들이 거북선캠프로 와서 생존수영, 저체온예방법, 선박탈출법, 구명뗏목 활용법 등으로 진행되는 ‘해양생존체험교실’을 운영했다.

올해 첫 사업으로 진행된 교육에는 통영 거제 고성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운영, 찾아가는 해양안전체험교실은 2천7백9명, 해양생존체험교실은 2천5백6십3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특히 통영교육지원청은 적극적인 업무추진으로 관내 초등학교 5,6 학년 전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 높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3,4 학년은 생존수영교육을, 5,6학년은 한 단계 수준을 높인 해양생존체험교실을 매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추후 통영지역의 학생들은 바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사시 상황에서 자신들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통영교육지원청과 통영시 관심 절대적 필요”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조경웅 지도국장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조경웅 지도국장은 “민간 운영 유일의 대한민국 교육부 제1호 해양안전체험센터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통영교육지원청과 통영시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육장 운영의 부족한 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해양소년단은 ‘한국해양소년단연맹 육성에 관한 법률’을 통해 법적지원을 받고 있어 초창기에는 거북선캠프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공유재산관리법 법령이 개정된 이후부터 매년 1천여 만 원에 가까운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다. 이외 각종 제세공과금이나 관리비용은 비영리민간단체가 지출하기에는 사실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이런 여건들이 교육장 시설과 환경 개선에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행히 교육부 안전체험센터로 지정되면서 마련한 재원으로 일부 시설은 개선할 수 있었지만, 아직도 보완해야 할 곳이 많아 교육지원청과 통영시의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폐교를 활용한 시설 중, 공익적 이익을 추구하는 시설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의 사업과 연계한 사업비 지원이나 시설개선지원을 통해 효용성을 더 높이고, 민간단체도 공공기관의 예산만 기대하고 의지하기 보다는 스스로의 자생력을 갖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한다.

 

거북선캠프에서 앞으로 진행될 프로그램은

2019년도 교육부 안전체허센터 공모가 이미 10우러 19일자로 접수 마감됐다.

거북선캠프도 2018년 사업운영 내용을 보완해 재신청했으며, 11월경 최종 발표가 날 예정이다.

2019년도에도 교육부 지정 안전체험센터로 선정되면 시급한 교육시설 개선과 더불어 해양생존체험교육 수혜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6~8월 기간을 6~9월로 늘리는 등 몇 가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체험교육이 될 수 있도록 신규프로그램 개발 뿐만 아니라, 강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다양한 자체 교육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금은 주 교육대상이 학생이지만, 향후에는 학생들 보다 오히려 안전교육에 대한 참여기회가 부족한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민안전교육과, 더 나아가 해양생존교육을 바탕으로 한 공공기관이나 기업체 임직원들의 조직활성화 및 공동체의식 함양 교육상품 개발을 통해 자생력 구축에도 힘쓰고자 한다.

 

앞으로 계획 또는 목표가 있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섬이 많은 곳이다. 특히 통영은 우리나라에서도 두 번째로 섬이 많다. 바다는 우리 삶의 공간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바다를 지혜롭게 활용하고, 공존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제껏 무관심했다.

폐교된 작은 시설에서 시작된 거북선캠프는 이제는 해양안전체험센터로서 해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의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체험교육시설의 기능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로 인한 각종 자연재해에 대비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를 제공하는 역할도 마련해 나가고자 한다.

나아가 바다에 대한 관심도를 더 높임으로써 미래 인류 삶의 마지막 보루인 바다를 보존하기 위한 해양환경교육의 산실로서도 자리매김하고 싶다. 물론 이러한 이상(理想)이들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저희들의 바람이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리라 생각한다.

저희 거북선캠프가 지향하는 공익적 가치에 대해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기업체의 펀딩과, 관련 공공기관의 행정적 지원,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함께 할 때 그 꿈은 이루어 질 것이다.

물론 저희 해양소년단의 구성원들도 처음 시작했던 마음으로 등대지기의 소명의식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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