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80% 이상의 굴을 생산하는 수산 1번지 통영. 미국 FDA가 인정한 청정바다 통영의 굴 산업은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대표적 효자 종목이다.

굴 어장주와 2차 가공업체 종사자들을 제외하고서라도 굴을 까서 생계를 보조하는 여성 박신공만 대략 1만2천여 명. 2차 3차 산업까지 합치면 3만명 이상의 통영시민이 굴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통계에 따르면 연간 23∼25만의 굴패각 배출 중 통영에서 발생하는 굴패각은 15만톤. 하지만 처리 방식은 매립, 탈황원료, 패화석 비료, 해상투기 등이나 쉽지 않은 양상이다.

1980년대부터 지속된 굴 패각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환경부가 2014년 20㎜ 이하로 분쇄된 굴 패각을 공유수면 매립지 성토재로 활용 가능하도록 고시를 개정했다. 단, 바다 매립시 모래 7 대 기준치 이하로 분쇄한 굴패각 3을 배합, 매립을 허락하는 법이다.

통영시와 수산업계는 환영의 박수를 보냈고, 통영시는 최근 용남면 장평만에 굴패각을 활용한 공유부지 매립을 계획했다. 총 12만평 중 우선적으로 5만3천여 평에 굴패각을 활용한 매립을 추진하고 나섰다. 특히 이 장소에 굴 패각 전용 처리시설지를 확보, 연안 환경회복 및 지역경제 활성화라며 주민 설명회를 개최했다.

통영시와 굴업계는 160여 개의 박신장을 운영하는 용남면 매립이 가장 현실적이고 유일한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용남면 주민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두창 폐기물 매립지인 현 용남생활체육공원과 일반쓰레기 매립지에 이어 굳이 또 산업폐기물의 일종인 굴패각 매립지를 조성, 굴양식업계 종사자만 먹여 살리는 부당 행정서비스이자 특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에서는 '우리동네만 안된다'는 님비라고 눈 흘길지 모르나 통영시가 뚜렷한 도시계획과 활용방안 제시를 못해 결국 땅장사를 하겠다는 속셈으로 읽힌다는 지적도 있다.

알토란같은 통영 굴은 일본, 미국, 호주, 프랑스, 중국,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명성을 날리고 있는데, 정작 그 알토란을 싸고 있는 굴패각은 이도 저도 안되는 닭갈비뼈인 계륵(鷄肋) 신세로 서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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