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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탁마의 10년, 고성 김민지 첫 시집 '타임머신' 출간59시편…서정과 은유의 비애미
현대성 향해 가는 명량한 음표
오는 23일 고성서 출판기념회
   

빗물이 마른 나무를 계속해서 찌른다
봄날의 저격수인가 꽃들의 수혈인가
세상이 폭탄 터지듯 온통 붉다, 온통
저리다

뼈 없는 마음으로, 가장 느린 걸음으로
속내를 감추고, 울음도 감추고
정처는 동가식서가숙 홀가분하겠네
쓸쓸하겠네

               - 김민지 시조 '달팽이가 있는 저녁' 

경남 고성의 김민지 시조시인이 지난 10여 년 간의 창작열을 담은 첫 시조집 '타임머신'(창연출판사 刊)을 최근 출간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금을 받은 이 시조집은 총 4부 59편의 시조가 따뜻한 서정으로, 때론 은유로 정제된 비애미(悲哀美)로, 때론 경쾌한 현대성으로 펼쳐 보이고 있다.

김 시인은 문학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창신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2009년 계간 시조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제20회 시조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소가야시조문학회 회장, 한국시조시인협회, 한국여성시조시인협회, 경남문인협회, 고성문인협회 회원으로 맹렬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 고성신문사에서 근무 중이며, 지역 봉사는 물론이고 한국디카시연구소 운영위원장으로도 후덕한 살림꾼이다.

이번 첫 작품집 또한 이러한 삶의 편린과 무관하지 않다. 자유로운 삶 속에 오랜 시간 절차탁마한 노력은 물론 지역에 대한 애정, 사람과 사물에 대한 따뜻한 눈으로 시의 길을 걸어온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시인은 "봄 오면 꽃 피길 기다리듯이 꽃 지면 열매 맺히듯이 무심히 지나쳐온 소소한 것들과 지난날이 하나 둘 익어 이제 세상에 내놓는다. 지금껏 고향을 떠난 적이 없는 나, 타임머신을 타고 먼 옛날로 돌아가 어머니를 만나고, 그 집을 만나고, 그 시간을 만난다"고 발간 동기를 밝혔다.

59편의 작품 중 46편은 단수로 창작, 시조 최고의 미덕인 절제미 속에 안정감, 그리고 그 속에 피어나는 서정으로 독자를 작품으로 끌어당긴다.

하지만 시조의 3장 6구에 갇히지 않고 상상력과 명랑함으로 현대성이란 옷으로 갈아입고 우리에게 신선하게 다가온다. 은유로 정제한 비애미 또한 돋보인다는 평가다.  

그러기에 이우걸 전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은 "김민지 시인의 시적 미덕은 자유스럽고 자연스럽다. 또 길들여지지 않은 작품의 싱싱함, 삶의 지혜가 스며있다"고 평한다.

시인 이상옥 창신대 명예교수 역시 "김 시인의 첫 시집은 그간 오랜 시작의 갈무리 과정을 거쳐 군더더기 없는 정제된 작품들이다. 가족과 이웃에 대한 따뜻한 서정이 섬세하게 펼쳐지고 실존적 자아로서의 구경적 탐색도 보인다. 이번 시집 출간으로 굴곡 없는 '서정의 포즈' 일단을 드러낸 셈"이라 말한다. 

작품해설을 한 이달균 시인은 "김 시인은 첫 시집임에도 700년 시조역사의 전통에서 시조형식을 충실히 지켜가고자 하는 노력이 돋보이고, 그런 가운데에서도 안정감 속에 피어나는 시의 서정성, 은유로 정제된 비애미, 나아가 현대성으로 신선하다"고 호평했다.

한편 오는 23일 오전 11시 고성 대웅웨딩홀 3층에서 김민지 시인의 첫 시집 '타임머신' 출판기념회가 열린다.
 

김영화 기자  dal31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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