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통영미술계 슬픔

임무 화백.

한국화의 현대화에 앞장섰던 출향작가 여경(女鏡) 임무(林茂) 화백이 지난 25일 인천 성모병원에서 타계, 통영미술계가 슬픔에 빠졌다.

특히 지난 10월 26일 통영미술제 초대출향작가전에 김길상 화백과 나란히 참석, 통영미술인들과 교감하고 고향사랑을 함께 나눈터라 갑작스런 부음에 미술계 충격이 컸다.

임 화백은 1944년 통영에서 출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을 수료한 후 개인전을 비롯 수많은 단체전 참가 등 왕성한 창작열로 동아미술제 특선, 시흥시문화예술대상, 경기도예술공로상, 시흥예술대상 등을 수상했다.

특히 현대화의 물결 속에서 한국화의 전통 화법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작품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이로 유명하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고 느끼고, 자연이 곧 스승임을 알고 나서 부터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가슴에 와 닿는 대로 작업을 해 왔다.

그 결과 백두산에서 한라산까지 대한민국 사계절이 임무 화백의 붓을 따라 수묵담채화로 되살아났다. 우리나라 전역을 돌며 틈틈이 스케치한 수묵담채가 선보이는 전시회에는 ‘백두일영’, ‘북한산추경’, ‘설악추경’, ‘한려수도’ 등 서정성 넘치는 자연 소재들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 10월 통영미술제 출향작가 초대전에서 임무 화백과 통영미협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활짝 웃고 있는 모습.

임무 화백은 지난 10월 통영미술제 출향작가 초대전 개막식장인 남망갤러리에서 “늘 그리워하고 꿈꾸던 아름다운 고향 통영에서 전시를 하게 돼 영광”이라고 떨리는 감동을 표현했다. 이어 “태어나서 군대를 가기 전까지 통영에서 살았다. 통영중학교를 다닐 때 사생대회가 열리면 남망공원에서 그림을 스케치해서 출품을 하곤 했는데 그때의 아련한 기억이 떠오른다. 통영은 아름다운 경치가 있고 많은 예술인들을 배출했다. 앞으로도 선배님들 후배님들 본받아 열심히 작품 활동을 하겠다”고 소회를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양수석 통영미술협회 회장은 “지난 10월 출향작가 초대전에서 너무나 건강한 모습으로 후배들과 통영과 그림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갑작스런 소식에 통영미술계 슬픔이 너무 크다”고 상심의 뜻을 밝혔다.

고향 친구이자 통영미륵산포럼에서 함께 활동한 박영부 한산신문 서울지사장은 “임무 친구는 누구보다도 고향 통영을 사랑하고 예술을 사랑했다. 고향에서 출향작가 초대전이 열린다는 소식에 건강을 염려하니 그래도 꼭 가야한다며 참석했다. 아마 자신이 마지막 고향 방문임을 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 수술로 인해 조심을 하던 차에 겨울 폐렴이 겹쳐 그만 그리됐다. 마지막 가는 길 손을 꼭 잡았다.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고 늘 말하던 작가의 말처럼 이제 편히 영면했으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모든 것을 보듬어 주는 자연이 있기에 오늘도 그 속에 안기고 싶은 마음으로 매일 붓을 든다는 여경(女鏡) 임무(林茂) 화백, 이제 그의 바람대로 자연 속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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