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티나무경상남도장애인부모회 통영시지부, 제14기 희망나눔학교 개강
제10기 희망이 자라는 열린학교 동시 개강…장애학생 방학기간 돌봄 사업

통영의 1%의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겨울방학이 열렸다.

매서운 강추위에 얼어붙은 마음이 아이들의 사랑스런 웃음, 성균관 의대 학생들의 따뜻한 배려에 사르르 녹아내린다.

1년에 단 두 번, 여름, 겨울에 주어지는 방학은 학생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날이지만, 지난 15일 만난 아이들에게는 방학이 결코 반갑지 만은 않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홀로서기가 힘든 발달장애아동들은 한정된 공간에서 한 달에 가까운 방학을 보내야 한다.

이런 아이들을 위한 장애학생 겨울방학 돌봄 사업 인 ‘제14기 희망나눔학교’와 ‘제10기 희망이 자라는 열린학교’가 동시 개강, 장애학생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사)느티나무경남장애인부모회 통영시지부(회장 조중금)가 주최, 주관하는 희망나눔학교(1월 11~24일)와 열린학교(1월 4~24일)에는 통영 관내 초·중·고 특수교육대상자 24명이 참여, 장애아동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교육들을 지도교사들과 성균관대학교 의대생 30여 명이 함께 펼친다.

특히 여름·겨울방학 기간 동안 장애아동들에게 효율적인 시간 활용의 기회를 제공, 자립·자활 능력의 지속적 발전을 도모해 장애아동가족의 보호 부담을 경감시킴으로써 가정의 기능유지 향상과 생활의 안정을 도모한다.

참가 학생들은 ▲슈링클스 ▲에코백만들기 ▲작은병풍만들기 ▲요리교실 ▲달력만들기 ▲나만의 컵 꾸미기 ▲보석십자수 ▲공예교실 ▲앨범꾸미기를 비롯 16일에는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신나는 캠프’ 프로그램을 진행, 고성의 콩이랑농원을 찾아 새로운 체험을 선사했다.

느티나무부모회 통영시지부 조중금 회장은 “희망나눔학교와 희망이 자라는 열린학교를 개최해오면서 프로그램을 대하는 학생들의 태도를 비롯 수업의 질 향상과 잠재력 개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방학기간이 한 달인 것에 비해 2주 혹은 3주간 진행하는 사업의 운영 현실이 매번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다. 특히 한정된 장소에서 이뤄지는 활동으로 아이들이 굉장히 답답해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조 회장은 “통영시 관내 특수교육대상자들을 위한 공간과 매년 두 차례 진행되는 희망나눔학교와 열린학교의 운영 기간을 늘릴 수 있는 예산 확보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특수교육대상자들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라고 호소했다.

조중금 회장은 “특수교육지원센터 인근에 장소를 마련해 아이들이 방과 후 신나게 뛰어놀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준비 중이다. 앞으로 더 차근차근 준비해 사용하지 않는 폐교 등 공간을 임대하고, 발달장애 평생교육센터를 만들어 음악, 체육, 원예, 직업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아이들이 하루하루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아이들의 순수함을 통해 많이 배웁니다”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2학년 김호영·조서희·김강민씨

“여름에 이어 겨울에도 통영을 찾았는데 반가운 얼굴들이 많다. 특수교육대상자인 아이들의 순수함을 통해 제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보는 시간들이 될 것 같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지속적으로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

유례없던 폭염의 여름을 지나 겨울을 맞이한 1월의 통영을 찾은 성균관 의대생 조서희·김강민·김호영씨.

이들은 지난 여름에도 통영의 특별한 아이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그 시간을 잊지 못해 올 겨울 다시 아이들의 얼굴을 마주했다.

“희망나눔학교 사업에 봉사자로 참여하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것을 느낀다. 특히 아이들을 지도하는 봉사 선생님들의 열정과 아이들에 대한 사랑에 예비 의료인으로서 반성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조서희씨는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아무렇지 않고, 쉬워 보이는 동작들이지만 특수교육대상자인 아이들에게는 아주 큰 도전이고 많은 노력을 요하는 활동일 수도 있다. 그런 아이들의 옆에서 우리는 활동을 최대한 지켜보면서 스스로 과제를 해낼 수 있도록 응원하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이들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들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강민씨는 “아이들이 하는 말을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을 때, 의사소통이 힘들 때, 발달장애의 정도를 헤아릴 수 없을 때가 간혹 있다. 이럴 때는 차분히 아이들의 얘기를 더 많이 들어주고, 더 집중하려고 한다. 이런 활동들이 예비 의료인으로서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호영씨는 “단순히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아닌 미술교실, 요리교실, 냅킨아트, 푸드아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과 지속가능한 교육을 함께 한다는 것이 희망나눔학교와 열린학교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봉사자로 참여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아이들을 통해 배운다. 예비의료인으로서 소아환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일반 환자가 아닌 장애를 가진 환자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현장에서 배울 수 있었다. 특히 4일간의 짧은 봉사시간이지만 의사라는 전문 지식인이 가져야 할 덕목과 어느 상황에서든지 차별 없는 의료 활동을 펼쳐야겠다는 스스로의 다짐도 새길 수 있는 아주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