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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낚시선 참사…그것이 알고 싶다.
‘무적호’는 왜 통영 바다에 빠졌나
낚시배 ‘무적호’, 화물선 ‘코에타호’와 충돌 후 전복…낚시배 14명 중 9명 구조, 4명 사망 1명 실종

전 국민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던 낚시어선 ‘무적호’ 전복사고. 지난 11일 오전 4시 28분쯤 통영 욕지도 남방 43해리(79㎞) 해상에서 여수선적 낚시어선 무적호(9.77톤)가 파나마선적 가스운반선 코에타호(3천 톤)와 충돌, 전복됐다.

이 사고로 1월 17일 현재 ‘무적호’에 탑승하고 있던 14명 중 선장 최모(56)씨 등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9명이 구조됐다.

이번 사고는 ‘무적호’와 화물선 ‘코에타호’ 모두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돼 대만 국적의 화물선 소유 선주회사 법인 대표가 해양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 화물선 운항 책임자인 필리핀 국적의 1항사 A씨(44)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및 해양관리법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무적호’ 선주 이모(36)씨에 대해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 입건, ‘무적호’ 선장 최모(56)씨는 사망으로 인해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됐다.

해양경찰서는 지난 12일 수사진행사항 브리핑에서 "무적호와 화물선 모두 과실로 보고 있다.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회피할 의무가 있었지만 그 의무를 위반했다. 발견했다면 사이렌과 기적을 울리고 가장 중요한 속도를 감속해야 했지만 그대로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통영시 욕지도 남방 43해리에서 낚시어선 ‘무적호’ 전복 사고관련 구조를 진행, 해양경찰 잠수사 34명을 사고선박 내에 투입해 꼼꼼히 선내 수색을 실시했다.

아울러 실종자 수색을 위해서 함선 29척(해경20척, 해군3척, 민간6척), 항공기 11대(해경 8대, 해군 1대, 공군 1대, 소방 1대)를 동원해 광범위 수색을 실시했지만 1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했다.

 

충돌 이후 최초신고 30분 늦어

신고당시 충돌사실 알리지 않아

수사 초기 당시 화물선 ‘코에타호’는 충돌을 인지한 후 운항을 중단하고 ‘무적호’ 승선원들 구조작업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후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충돌 이후 최초 신고까지 약 30분 정도 지연된 것으로 조사됐다. 충돌시간은 지난 11일 오전 4시 28분이나 통영해경에 신고가 접수된 시간은 오전 4시 57분이었다.

심지어 당시 교신 내용확인 결과, ‘코에타호’는 무적호의 전복 사실은 신고했으나 당시에 자신들의 배와 무적호가 충돌한 사실은 알리지 않았다.

‘코에타호’는 11일 오전 4시47분쯤 통영 연안VTS에 무적호의 전복 신고 당시 ‘말씀하시는 선박 어디십니까?’라는 회신에 ‘KOETA입니다 KOETA 배가 선명이 안보입니다. 불이 다 꺼져 있는 상태’ 라고만 대답할 뿐 충돌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두 선박 모두 충돌방지 의무 미준수

구명조끼 미착용자 3명 사망, 의식결여

해경 조사에 따르면 사고 당시 ‘코에타호’는 충돌 직전 3마일(약 4.8㎞) 떨어진 거리에서 무적호를 인지했다.

‘코에타호’의 당직사관이던 A씨는 어선이 피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문제는 두 선박 모두가 충돌방지 의무를 미준수하고 방심했다는 점이다. ‘코에타호’는 두 선박이 계속 가까워지자 뒤늦게 항로 변경을 지시, ‘무적호’ 역시 항로를 바꾸지 않은 채 운항을 계속했다.

해경은 “두 선박이 충돌 방지 의무를 다하지 않고 안이하게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 영흥도 사고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승선원 일부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모든 인원이 목숨을 잃었다.

‘무적호’ 선내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숨진 3명 모두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지 않았다.

 

‘무적호’ 승선명부 대부분 허위기재

꺼버린 위치발신장치, 낚시 포인트 경쟁 문제 심화

낚시어선 '무적호' 선장 최모(57·전남 여수)씨 등 사망자 3명이 출항 전 해경에 낸 승선자 휴대전화 번호가 실제 본인 번호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승객 신분 확인과 안전을 책임지는 선장 또한 다른 사람의 번호를 적어 냈다.

해경은 “승선자 명부 확인은 선장의 의무 사항이기 때문에 전화번호가 본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승선자 명부는 출항 신고를 할 때 승객이 직접 작성해 제출한 것이다. 승객이 잘못 기재했을 수도 있어 처벌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라 해경 조사에 따르면 ‘무적호’에 장착된 위치발신장치(V-PASS)와 선박 자동식별장치(AIS)는 운항 당시 전혀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무적호’ 사무장 김모(49)씨는 "사고가 벌어지기 전날인 지난 10일 전남 여수에서 출항한 뒤 선장이 ‘공해에서 고기가 잘 잡힌다’며 욕지도 남쪽 40~50마일(약 64~80㎞)까지 내려갔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가 낚시인구의 급작스런 증가로 인한 낚시 포인트 경쟁이 유발한 사고라는 목소리가 높다.

낚싯배들 대부분은 새벽에 출발해 오후 4~5시 들어오는 ‘당일치기’ 방식으로 운영,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포인트를 짚느냐가 낚싯배 선장들의 중요 능력이 평가된다.

낚시업계 관계자들은 “낚시 인구가 급증했으나 낚시 포인트는 정해져 있다보니 경쟁은 불가피하다. 어두컴컴한 새벽부터 낚싯배들은 일제히 전속력으로 포인트까지 전진하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또 “낚시 포인트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낚시금지구역인 공해에서의 조업을 위해 위치발신장치(V-PASS)를 끄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경쟁이 아닌 안전한 낚시를 위한 전체의 반성이 필요하다”고 한탄했다.

 

조우진 인턴기자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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