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러러 가장 드높은 것은 우리들 사랑의 정신이요,
보다 드넓은 것은 우리들 평화의 이념이다.
다시 없이 값진 이 사랑, 이 평화는
한 때 우리들의 조국과 함께 짓밟혔다.

은혜를 원수로 대하는 자에게 사랑으로 갚음하고,
무기를 흉기로 둔갑하는 자에게 평화의 참뜻으로 깨우치던 일,
이것이 곧 우리들의 삼일운동이다.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한 숭고한 이념 앞에
모든 종교, 모든 사상, 모든 파벌도 오직 하나
사랑의 정신으로 뭉치었다.

그리하여 더러는 순교하고 더러는 옥고를 치루고
또 더러는 망명도 하였다.

이 거룩한 기록 위에 빛을 보탠
내 고장 뜨거운 지사들의 이름이 있다.
<원문공원 3.1운동 기념비>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에 대한 존경의 표상인 보훈(報勳).

프랑스 개선문에는 참전 희생용사를 기리는 햇불이 24시간 활활 타 오를 정도로 국민 모두가 존경을 보낸다.

우리도 보훈(報勳)이라는 이름으로 승리의 역사, 평화의 역사로 이끈 주역들을 섬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아픈 역사에 대한 망각이 진행되고, 우리의 보훈 가족은 점점 우리 곁에서 멀어져만 가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대한독립을 외친 100년 전의 역사 또한 우리의 기억에서 점차 희미해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 최초로 '통영시 독립유공자 지원조례' 제정에 나선 김미옥 통영시의원이 화제다.

특히 3.1 독립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오는 21일 임시회에서 이 같은 조례를 발의할 예정이다.

현재 이 조례에 해당하는 이는 14명. 세월의 흐름으로 인해 본인 세대는 이미 지났고, 자식세대 8명, 손자녀 세대가 6명으로 집계됐다.

독립유공자 3세손에게 사망시까지 월 10만원의 명예수당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또 독립관련 기념사업을 위한 사업신청도 가능할 수 있게 조례를 정비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나아가 숨겨진 독립유공자를 발굴하는 작업과 통영의 독립운동을 재조명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도 추진 중이다.

김미옥 의원은 제7대 시의원 시절인 지난 2017년 제181회 통영시의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중추적 핵을 담당한 65인의 통영인을 시민의 이름으로 호명했다. 

강두안 강부근 강세제 고채주 권남선 권오진 김두옥 김상진 김석용 김선홍 김영중 김위조 김응수 김재욱 김철호 김형순 김희구 나기덕 남기동 남기명 모치전 박맹두 박봉삼 박상건 박성일 박영근 박중한 박태근 반영기 배봉지 서상환 서환수 신용기 신전희 양명 양재원 염원모 이상문 이상일 이상조 이석용 이소선 이용규 이인수 이종건 이주근 이태원 이학이 장근숙 정막래 정맹일 정찬진 주경문 주순이 주종찬 진병효 진평헌 최부근 최천 한세홍 허승환 허위균 허장완 황덕윤 황봉석….

이들은 장량의 절추와 형가의 칼을 가슴에 품고 와신상담한 독립투사들이었으며, 힘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노래한 의사와 열사, 애국지사들이었다.

이역만리 낯선 여관에서 묵으며 고군분투, 칠전팔기, 한팔로 두손을 상대하는 싸우다가 죽은 주검은 그 얼마이며, 말할 수 없는 수치와 모욕을 당하고 까닭모를 매질과 쇠꼬챙이에 찔리며, 원수의 총칼에 불귀의 원귀가 된 형제가 그 얼마더냐.

패자, 약자, 생의 조난자, 고향상실자, 조국에서 추방된 자, 국경없는 유랑군이라는 별명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기 위해 피눈물로 망국의 설움을 씻어낸 거룩한 이름이다.

국내 3.1 운동은 물론 군자금 모집, 일본과 미국, 중국, 러시아, 조선혁명당, 통의부, 정의부, 신간회, 임시정부, 노령방면 이들은 지역과 장소에 거침없었고, 죽음도 불사하는 대한독립이 삶의 전부였다.

김미옥 의원은 "일제 강점기 항일독립운동가 중 현재 통영출신 독립유공자 훈포상자는 3.1운동, 국내 항일, 국외독립운동 등 65명이다. 훈격별로는 건국훈장독립장 이종건 1명을 비롯 건국훈장애국장 11명, 건국훈장애족장 25명, 건국포장 9명, 대통령표창 19명이다. 정작 후손인 우리 통영시민과 통영시는 그 분들을 얼마나 추모하고 기억하고 있는가"를 반문했다.

제2의 소년 유관순 박맹두 열사를 비롯 허장완 열사와 친형인 허승환 장군, 또 허승환 장군의 아들 허창일 운동가, 미국에서 넥타린을 개발 그 이익금을 독립자금으로 임시정부에 희사한 김형순 지사에 이르기까지 이름과 자료를 공개했다.

김 의원은 당시 "통영시 항일독립운동기념공원이나 추모공원을 조성, 순국선열의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선양하는 사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고, 결국 제8대 시의회 기획총무위원장으로 입성, 조례제정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멀었다고 한다. "숨겨진 독립유공자와 미발굴 유공자 찾는 일에 전념해야 하고, 3.1운동 관련 근대문화유산 보존에도 힘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늦은 감은 있지만 100주년을 맞아 통영지역을 단위로 하는 독립운동기념사업회나 추모사업회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통영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토대로 시민사회운동으로 확산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