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남단에 속하지만 서울 부럽지 않은 첨단 유행과 문화적 안목 높기로 소문난 통영. 이미 조선시대부터 통영나전칠기, 통영소반, 통영대발 등 그야말로 통영이 브랜드명인 동시에 부유층의 위시리스트로 유명했다. 오죽하면 일제강점기 시절에도 동충 끝에 가면 개가 돈을 물고 다닌다는 속담이 있었으랴.

거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산업 활황으로 개가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개소리가 있던 곳이었다. 소가야의 맹주였던 고성 역시 조선업이 전성기를 내달릴 때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 어렵다는 IMF도 쉽게 넘긴 곳이 이 지역들이다.

하지만 최근 통영, 고성, 거제 지역이 일제히 조선업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는 3개 시·군에 대해 지난해 4월 고용위기지역에 이어 5월 산업위기특별대응지역으로 각각 지정했다. 문제는 조선업 불황 여파가 지속되고 있지만 고용 및 산업 위기지역 지정은 오는 4월과 5월로 종료된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지원이 끊기면 설상가상 위기지수 100%. 누구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통영과 거제, 고성 3개 시·군이 고용 및 산업 위기지역 연장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3개 시·군은 지난 22일 고성군청에서 행정협의회를 열고 고용 및 산업 위기지역 연장과 제조업 활성화 대책협의회 구성, 공동 관광마케팅 추진 등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고성 삼산~통영 도산 간 교량가설 사업에서도 공동 전선을 구축한다. 고성군과 통영시는 사업추진협의회를 구성, 국토교통부 등에 건의할 계획이다. 국도 77호선 고성 삼산과 통영 도산을 잇는 이 사업은 교량(1.3㎞)과 접속도로(1.7㎞)로 구성돼 있으며 사업비는 1200억원 규모다.

관광 활성화 전략도 함께 추진한다. 지역별 특색 있는 관광지를 골라 파워블로거 및 여행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팸투어를 진행하고 통영 한산대첩축제, 거제 옥포대첩기념제, 고성 당항포축제 등 관련 축제 때 이동식 관광안내소를 함께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거제시 차원의 유료관광지 및 음식점 할인 쿠폰 사업에 고성군과 통영시도 참여하기로 했다.

살기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지만 지역 공동 발전을 위한 상생의 노력, 박수를 보낸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