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내량 돌미역, 미역 품질 높고 전통조업방식 유지해 보존가치 높아
지난달 17일 현지실사단 방문, 어업유산 선정 시 통영 수산업계 최초 선정

수산업 1번지라는 통영에도 아직까지 없었던 국가중요어업유산에 견내량 돌미역이 노크했다.

견내량은 통영 연기마을과 거제 광리마을 사이의 좁은 해협으로 폭이 좁은 탓에 물길이 거세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 해역에는 돌미역이라는 보물이 자란다.

견내량의 거센 조류를 이겨내며 천연암반에서 자라는 돌미역은 임금님에게 진상될 정도로 그 맛이 뛰어나 천하일품이라는 극찬을 받아왔다.

이처럼 중요한 ‘보물’ 견내량 돌미역이 통영 최초로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가중요어업유산제도는 2015년부터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제도로 ‘농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 신설과 함께 시작됐다.

이 제도는 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전통적인 어업과 이를 통해 발생한 유무형의 모든 자산을 의미하는 것으로 어촌의 고유한 문화를 발굴해 어촌 방문객 증대 및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마련됐다.

어업유산으로 지정될 경우 총 7억 원(국비70, 지방30)의 사업비가 지원된다.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식량 및 생계보장, 어업 생물 다양성, 지역전통 지식 시스템, 문화, 가치체계 및 사회조직, 바다경관 등 총 5가지의 선정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현재까지 선정된 국가중요어업유산은 총 7개로 △제주 해녀어업 △보성 뻘배어업 △남해 죽방렴어업 △신안 천일염엄 △완도 지주식 김 양식어업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등이 선정돼있다.

그동안 통영은 수산업의 중심지라는 명성에도 불구하고 단 하나의 국가중요어업유산도 지정받지 못했었다.

통영의 대표적인 생산물인 굴 역시 이 기준에 부합하지 못했지만 견내량 돌미역은 대부분의 기준에 부합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 17일 윤원근 협성대학교 교수를 책임연구원으로 한 경남발전연구원의 총 6명의 현지 실사단이 용남면 견내량 연기마을을 방문했다.

이날 연구팀은 국가중요어업유산 선정을 두고 견내량 돌미역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특히 식량 및 생계보장 역할과 문화적인 요소, 전통적인채취방식에 대해 매우 높은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견내량 돌미역은 빠른 물살 덕분에 식감이 고들고들하고 단단해 반복된 조리에도 퍼지지 않고 깊은 맛을 내는 최고급 미역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

돌미역의 판매가격은 시중 미역보다 3배 이상 거래돼 1단 3.5㎏짜리 가격이 20만 원 이상을 넘고 있어 어업인들의 생계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문화적인 부분 역시 높다. 견내량은 임진왜란 당시 한산도 해전의 주요 배경지로 이후에도 조선수군의 주요 정찰 및 진격항로가 된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견내량 돌미역을 채취해 임금에게 진상한 것으로 기록돼있다.

특히 지역주민들의 고유한 전통채취방식이 큰 주목을 받았다. 견내량에서 돌미역을 채취해온 연기마을 주민들은 오랜 기간 변함없이 전통어업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견내량 돌미역은 빠른물살에 버티기 위해 닻을 내리고 ‘트릿대’라는 긴 작대기를 어선에 부착해 둘둘 말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채취하는데 이는 이 지역의 아주 오래된 전통 방식이다.

장동주 연기어촌계장은 견내량 돌미역 어업유산 선정을 두고 “견내량 돌미역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등재는 사업비를 얻기 위해서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 어업유산으로 선정된다면 통영 수산업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통영시는 견내량 돌미역 어업유산 선정을 위해 신청작업에 돌입, 견내량을 사이에 두고 조업하는 연기마을과 거제 광리마을이 다른 지자체로 속해있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치단체장 협력 작업 등 각종 행정절차 과정을 시작했다.

또 견내량과 흡사한 지리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하동과 광양의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사례를 참고하고자 하동군과 광양시에 행정처리 과정에 대한 정보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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