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굴 패각 탈황자원화시설 통영 건립 속빈 강정 목소리
탈황 900℃ 이상 가열…소각장 난항, 시설유지비 이중고

최근 경남도가 추진 발표한 150억짜리 굴 패각 탈황자원화시설 건립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가 거세다.

경남도는 지난 13일 통영의 주력 양식품종인 굴 껍데기 처리를 위해 통영에 굴 패각 탈황자원화시설을 건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오는 2021년까지 150억 원이 투자되는 이번 사업으로 굴 껍데기를 재활용한 탈황원료를 생산하게 돼 현재 화력발전소 연료 연소과정에서 발생하는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석회석의 대체재로 공급할 수 있다고 도는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도산면 법송리 수산가공단지 사업에 이은 대규모 투자이지만 굴 패각 탈황자원화시설은 허울만 좋은 사업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굴 패각을 자원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굴 패각을 잘게 부숴 열분해 과정을 거쳐 산화칼슘을 추출, 이후 물을 첨가해 수산화칼슘 슬러지로 제작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탈황원료로 사용이 가능하다.

문제는 이 모든 과정 중 열분해과정으로 굴 패각의 코팅사를 벗겨내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때 열분해를 위해서는 900도 이상의 고열을 유지할 시설이 필요하다.

이 정도의 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석탄이나 가스를 이용한 소각시설을 구축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굴 패각 처리하려고 화석연료 소각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것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태안군의 굴 패각 탈황자원화시설 사례를 들며 성공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태안군의 사례는 통영에 적합하지 않다.

현재 태안군에 위치한 굴 패각 탈황자원화시설은 태안화력발전소에 위치, 발전소 측이 지역상생협력사업으로 제안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특히 태안은 공급처와 소비처가 같은 지역에 위치해 있고 열분해 과정에 필요한 고열은 화력발전소의 폐열을 이용해 충분히 공급되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통영은 탈황원료를 생산하더라도 화력발전소가 없어 인근 사천까지 운반을 해야 해 추가적인 비용이 더 발생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통영에 150억이라는 금액을 들여 탈황시설을 짓는다 해도 이를 매년 유지 관리할 때 사용되는 비용이 그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부지 선정도 쉽지 않다. 소각을 하다 보니 기피시설로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물론이거니와 통영의 관광업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환경업계 관계자는 “굴 패각 처리가 통영의 오래된 문제라는 것은 모두가 동감하지만 경남도의 이번 사업발표는 이해할 수가 없다. 굴 패각 처리를 위해 소각시설을 건립하고 이를 또 유지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반발을 피할 수 없다. 시민의 세금을 굴 패각 처리만을 위한 시설에 사용한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통영시 관계자는 “태안군을 방문해 시설을 확인했고 적합성을 검토 중이다. 예산은 배정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탈황자원화시설 이외에도 다른 적합한 방법을 찾기 위해 용역과 실시설계를 추진 중이다. 그 결과에 맞춰 대응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한편 이번 굴 패각 탈황자원화시설은 정부와 경남도가 추진한 사업으로 통영시는 새롭게 출범한 민선 7기 행정부의 취임 초반인 2018년 7월 16일 사업을 신청, 선정돼 150억을 3차에 걸쳐 투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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