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남동 수륙해안도로 해양·생활쓰레기 곳곳 방치 ‘눈살’
전동킥보드 운행 금지구역 무시, 지자체 관리 소홀 지적

“수륙해안도로 근처에 묵으면서 산책 겸 나왔는데요. 사람이 앉아야 할 벤치에는 쓰레기 더미들이 쌓여있고,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전동킥보드 때문에 깜짝 놀란 게 한 두 번이 아니네요”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관광 도시 통영,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도시 통영을 찾은 관광객들이 “관광도시 통영이 맞느냐?”고 되묻는다.

지난 4일 찾은 도남동 수륙해안도로에는 산책로 곳곳에 방치돼 쌓여있는 해양·생활쓰레기들로 악취를 풍겨냈고, 관광도시 통영의 미관을 무참히 망쳐놓고 있었다.

뿐만이랴 쌓여있는 쓰레기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소주병, 숙취 해소제, 불꽃놀이 도구, 커피, 담배꽁초, 맥주 캔, 커피캔 등이 산책로 초입 벤치에 쌓여있었다.

쓰레기 더미 사진을 찍고 있으니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여긴 쓰레기 청소를 안하나요?”하고 질문을 던진다.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딱 봐도 수년 아닌 수십년의 세월이 흐른 듯 보이는 안내판이 눈에 띤다.

‘당신의 안방에 쓰레기를 버리시렵니까?’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다. 안내판도 곳곳에 녹이 슬고 문구가 적힌 판은 곳곳이 갈라지고 헤졌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순간 옆으로 전동킥보드를 탄 남·여 커플이 슝~하고 지나간다.

조금 전 산책로 벽면에 적힌 현수막이 떠올랐다. 통영시와 통영경찰서에서 내건 현수막에는 ‘수륙해안도로에서 전동휠 등 동력기구 운행금지’라고 적혀있었다.

또 전동킥보드를 탄 3인 가족이 옆을 지나간다. 순간 산책로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한 ‘엄마’로 보이는 분이 그대로 고꾸라진다.

위험천만한 순간이다. 깜짝 놀란 남편이 킥보드를 급히 세우고 부인이 다친 곳은 없는지 재차 확인하는 모습이 불과 3분 사이에 일어났다.

입고 왔던 바지 무릎 부분이 조금 찢겨지고 손바닥을 다쳐 피가 흐르고 있었다.

“괜찮으세요?” 하니, “아 괜찮습니다. 다행이 크게 다치진 않았어요. 감사합니다”하는 답변을 듣고 자리를 떠났다. 지자체의 관리 소홀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산책로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들을 계속 지나쳤다. 순간 목재로 만들어진 한산대첩길 안내판이 ‘자기 좀 살려 달라’고 손짓한다.

가까이 가서 본 안내판의 글귀는 대부분 지워졌고, 목재도 울퉁불퉁 오랜 시간 지키던 자신의 자리를 이탈했다. 글이 적혀 있는 부분이 찢겨진 안내판도 있었고, 뒤로 45도쯤 뉘어져 있는 안내판은 가독성이 매우 떨어졌다.

특히 영운어촌계 어업 행위를 금지하는 경고문은 철제가 다 뜯긴 상태로 그대로 누워 방치돼 있었다. 더욱이 나무숲이 우거져 있는 곳에는 태풍으로 떨어져 나간 벤치들이 그대로 버려져 있었다.

평일, 주말 관계없이 지역민들을 비롯 관광객들이 무수히 많이 찾는 곳, 아름다운 절경을 눈에 담으며 산책지로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수륙해안도로의 처참한 광경들이다.

관광도시 통영의 민낯,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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