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지역 일자리 채용 건수 총 168건
아르바이트로 최저생계비 170만원 못 맞춰

국내 최대 일자리 포털사이트인 알바천국. 여기서 검색되는 통영지역 채용 정보 총 168건.

이외에도 여러 일자리 사이트와 전통적인 일자리 소식지인 벼룩시장, 교차로 역시 마찬가지다.

이처럼 통영은 일자리가 아니라 알바부터 없다.

젊은 세대들 중 아르바이트 즉 단기 직업을 안 해본 사람은 없다 해도 무방하다. 이중 국민알바로 불리는 편의점과 같은 마켓의 관리 알바의 추억은 이제 그 시절 이야기가 됐다.

엔지니어를 하다 건강상 문제로 고향인 통영에 돌아온 31살 A씨를 만났다.

그는 평소 꿈꿨던 영상컨텐츠를 준비하기 위해 여러 작업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지만 매달 밀려오는 학자금 대출과 각종 공과금에 단기 알바를 결심, 취업에 나섰지만 큰 충격에 빠졌다.

먹고 사는 것이 힘들다고 말하는 A씨는 “알바가 이제 알바가 아닙니다. 티비 속에서 ‘학생 힘들지?’라며 어르신이 건네주던 자양강장제 광고는 이제 허상이 됐습니다. 어르신들도 알바구하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편한 알바자리 이제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GS나 세븐일레븐과 같은 편의점은 저희들 사이에서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대기업이라 부릅니다. 입사지원 스펙도 높다고 웃으면서 말합니다”며 미소 지었다.

현재 편의점 및 마켓 관리 분야 채용 공고는 총 48건. 이중 주 5회 이상 평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일하는 근무지는 단 4곳에 불과하다.

이외의 대부분 매장은 평일 야간, 주말 야간동안만 업무가 가능, 보건복지부 발표 최저 생계비인 170만원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서비스 분야 역시 더욱 심각하다. 총 검색되는 매장은 59건에 불과, 이중 주로 검색되는 매장은 유흥주점들이다.

엄청난 시급과 화려한 문구로 치장하며 검색창 상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와 다른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이를 제외하면 남는 매장은 30여 곳에 불과하다.

A씨는 “제 고향이라 사랑하기에 남아있지만 경제적인 상황을 봤을 때는 도저히 버티기 힘듭니다. 친구들은 이미 떠난 지 오래입니다. 다시 돌아올지 모르겠습니다. 명절에는 가끔 오더니 이제는 그 조차 쉽지 않나봅니다”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한때 통영은 조선업의 부흥으로 경기가 활성화 되면서 건설업도 매우 호황을 맞았다.

당시 개도 만원지폐 물고 간다던 통영에서는 ‘할 것 없으면 조선소 가서 일이라도 하면 먹고 살지’라는 배짱 두둑한 농담이 심심치 않게 들렸다.

A씨는 그 시절을 한때의 꿈과 같은 이야기라고 말하며 “실제로 아침 일찍 모여 힘들어도 웃음과 일감이 넘쳤던 인력소개소의 활기는 이제 찾아보기 힘듭니다. 아침에 나가봐야 일감이 있어야 일을 나가죠. 작은 일감조차도 오래 일하신 분들이 유리하죠”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 일자리의 상징이던 건설노동은 지금의 통영에는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씁쓸한 미소를 짓던 A씨는 “사회적인 문제로도 대두됐던 청소년들의 오토바이 배달업도 이제 보기 힘듭니다. 배달도 경쟁입니다. 또 일자리를 검색해보면 가장 높은 월급을 공지하는 업체의 대부분이 택배입니다. 말은 좋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한탄했다.

택배기사를 구하는 고용광고를 보면 500만 원 이상의 월급을 명시한 업체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이 역시도 초기 자본금이 꽤 투자돼야만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구조가 대부분이라 젊은 청춘들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심지어 호프집이나 이자까야 같은 술집도 근무자를 11시까지 근무시키는 경우가 거의 없다.

최저시급의 상승도 있지만 방문고객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전체적인 매출이 애초에 감소, 6시간 이상 서비스 인력을 고용할 필요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A씨는 “수많은 정치인들이 큰 제조업의 유치로 정규적인 일자리나 안정적인 일자리가 갖추겠다고 말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당장 1달이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통영을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청년일자리와 같은 여러 정책이 집행되고 있지만 일자리라는 개념에 대한 고찰이 필요합니다"고 주장한다.

그는 "일자리를 걱정하시는 분들은 일자리가 이미 있으신 분들의 이야기입니다. 노력하면 된다. 노력하면 된다? 과연 노력안하는 젊은 사람이 있을까요?"라고 되묻는다.

끝으로 "뉴스를 보면 보수가 주장하는 안보나 애국심, 진보가 말하는 평화와 변화 사실 이러한 내용들은 와 닿지 않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정치를 모른다, 사회를 모른다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그저 먹고 살고 싶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은 것이 꿈입니다"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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