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부 통영행정발전연구소 대표 (전 창원시부시장)

일찍이 당나라 시인 동방규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고 노래했다.

지난 6일은 24절기 중 세번째인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 한반도 남쪽 땅 통영에는 매화꽃이 만발하고 관광객을 맞는 식당에는 벌써부터 “봄 도다리쑥국” 매뉴판이 등장 한지도 꽤 오래 됐다. 통영은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철은 시원하여 살기 좋은 곳으로 이름난 곳이다.특히 넓은 바다위에 떠 있는 570여 개의 섬(유.무인도)들은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절경을 자랑 한다.

이처럼 살기좋은 통영 땅에 봄이 찾아 왔건만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당나라 시인 동방규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시구(詩句)가 현실이 되고 있어 걱정이 앞서고 있다.특히 올해는 절대 청정지역으로 여겼던 통영 땅에도 미세먼지에 덮여 충격을 주고 있다.

지금 통영 땅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안사항들에 대하여 진단 해 보고자 한다.

민선 7기 시정이 출범하여 100일이 지나고 곧 첫돌인데 시민의 한사람으로 시정에 고언을 한다는 것이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임을 이해 해 줬으면 좋겠다

우리 통영은 임진왜란 때 삼도수군 통제영이 설치되어 꺼져가던 나라를 구한 구국의 성지요 위대한 후손들이 살고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그런데 언제부터 인가 통영에 먹구름이 끼고, 올해는 미세먼지까지 찾아오면서 시민들은 살기가 힘들고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현안사업들은 산적한데 해결은 되지않고 계속 쌓여만 가고 있는 느낌을 받고 있다.시민들은 미래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불만이 가득하다. 승용차가 빨간 신호등 앞에 멈춰서서 기다리는 것은 잠시 후 푸른 신호등이 나타 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바로 믿음이다.

그런데 지금 통영은 빨간 신호등 대기 시간이 오래 갈 것 같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실업률이 전국 229개 시·군·구 중에서 2위인 6.0%로 나타났다.(1위는 거제시7.1%) 고용률은 56.8%다. 고용상태와 경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인구는 지난해 2,113명이 감소, 3년 동안 5,532명이 통영을 떠났는데 이 숫자는 도서 3개면의 전체 인구와 비슷하다

신아sb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사업 선정 발표 당시 1조1,041억원이 투자 된다고 자화자찬 했는데 불과 1년도 지나지 않아 국토부는 5,421억원으로 수정 발표했다.반토막이 났는데도 따지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이는 시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이럴 때 시민단체들은 어디로 갔는가?

통영시의 주택 정책은 어떤가?

미분양 가구가 올해 1월 기준 1,509가구로 이는 경남도 전체 미분양 14,060가구의 10.7%를 차지하고 있다. 주택 미분양은 기존 집 값을 하락 시키는 요인이다. 도내 창원시와 김해시 처럼 미분양이 완전 해소될 때까지 신규 아파트 허가를 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하여 시장(市場)에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애조원 지구도 궁금해 하고 있고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다. 죽림지역의 도로변에는 조합주택 회원을 모집한다는 현수막과 견본주택이 지금도 눈에 들어오고 있다.

통영항 강구안 친수시설 사업은 아직까지 착공 첫 삽을 뜨지 않고 있다, 2017년 4월, 공사 착공 공지가 되었는데 2년이 지난, 올해 1월,2월,3월로 미루어지고 있고 현장에는 2019년 1월에 공사 시작 한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통영항 오염 퇴적물 정화사업은 시정의 최우선 과제임에 틀림 없다.각종 중금속이 기준치를 초과 했는데도 몇년이 지난 지금 투기장 문제와 예산 부족으로 상당 기간 준설 처리 지체가 예상 된다는 보도는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지금 통영은 국회의원이 부재중이다. 산적한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중심에 있어야 할 국회의원을 다시 뽑는 보궐선거로 지역이 분열되고 서로 반목하고 난리다.

누가 이렇게 통영을 힘들게 만들었을까? 이런 대도 누구 한사람 내 탓이요!

하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그렇다면 133천여 통영 시민들이 만든 것일까?

시민들은 너무 선량한 분들이다. 무료급식소나 봉사 활동 현장에 가면 정말 고마운 분들이 참 많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 통영을 지켜주는 힘,허리 역할을 봉사 단체가 해주고 있다. 분명 다른 지역에 비해서 통영은 봉사 단체가 많다.

지금까지 통영을 지탱해 온 3대축, 수산업,조선산업,관광산업이 14만여 통영시민을 먹여 살려 왔다.조선산업은 무너진지 오래고,관광객은 반토막이 났다.기댈 곳은 전통산업인 수산업 뿐인데, 수산업도 빨간불이 켜진지 오래다. 패류독소,콜레라,노로바이러스,비브리오,적조등은 계절별로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얼마 전에는 여수 선적 낚시선이 화물선과 충돌한 사고가 발생 했을때 언론에서 욕지도 남방 몇 ㎞로 보도 되는 바람에 통영에 낚시객이 감소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모든 정보가 SNS를 통하여 실시간 생중계 되는 세상에서 행정당국이 대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언론기관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해서 신중해야 한다.

몇 년전 여름철에 콜레라가 거제,통영지역에서 관광객이 회를 먹고 발생했다는 언론보도로 인해 추석을 앞두고 회를 파는 식당들과 수산 양식업을 하는 어민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에는 패류독소가 남해지역 해안에서 검출 되었는데 통영지역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럴때 마다 생선회 시식회,굴 시식회,멍게 시식회 등으로 대처 하였는데 충돌 사고 낚시배가 여수 선적이면 바로 통영 선적이 아니라고 언론에 정정기사를 보내도록 해야 한다.

21세기 행정은 “스피드 행정”이 정답이다. 속도의 경쟁력이 곧 국가의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실타래 처럼 얽혀 있는 현안사업들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우선순위를 두고 해결책이 무엇인지 더 빨리 생각하고 더 빨리 결단하고 확정된 해결책을 더 빨리 현장화 하는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비행기 사고 발생시 90초내에 승객을 탈출시켜야 한다는 ‘운명의 90초’룰이 있듯이 행정에도 타이밍이 중요한 골든타임이 있다.

통영 땅에 미세먼지가 사라지고 “봄이 왔는데 봄 같다“는 자연의 봄과 마음의 봄을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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