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 큰 기부자이자 통영 최초의 예술 메세나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박명용(84) 조흥저축은행 회장이 47억 규모의 공익재단 '송천 박명용 예술장학재단'을 설립,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예향 1번지 통영의 예맥을 잇고 예술인재 육성이라는 독특한 목적을 지닌 이 공익재단은 지난 16일 조흥저축은행 통영 본점에서 현판식과 이사회를 열어 첫 출범을 선언했다.

자신의 호와 이름을 딴 재단 명칭에 '예술' 단어를 쓴 데서 알 수 있듯이 문화 예술 분야 학생을 지원한다. 재단 기금은 기본재산 45억 원과 보통재산 2억 원 등 모두 47억 원이다. 기금 전액 모두 박 회장이 사재 출연했다.

박 회장은 "처음엔 45억 원을 준비했다. 하지만 당장 이자 수입이 없고 장학금을 주려니 기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2억 원을 더 보태서 올해 장학금 전액과 내년도 부족분 그리고 재단 운영비 등에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2%대 저금리에도 장학사업에 지장이 없도록 하기 위해 재단 기본재산을 55억 원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며 "당분간 은행 당기순이익 중 20%를 재단 기금으로 출연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남은 재산으로 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재단은 '제1기 장학생'을 내달 15일까지 모집한다. 통영지역 5개 고교 재학생 10명과 지역 출신 대학생 8명을 선발한다. 대학생은 음대나 미대, 무용 등 각종 예술학과 또는 국문학과 전공자가 대상이다. 고교생 역시 문화예술 분야를 지망하는 2학년 재학생이 대상이다. 선발된 학생에겐 등록금 전액이 지급되며 대학 평균학점 B이상, 고교 내신 1.5등급 이상의 학업 성적 기준을 계속 유지하면 대학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준다.

박명용 회장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1962년 조흥저축은행을 설립, 수많은 금융 위기 속에서도 정도경영의 철학을 이어온 통영의 대표적인 금융인이다.

지난 2014년 국제로타리클럽 최고의 영예인 '초아의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한산대첩기념사업회 이사장 등 반평생을 한산대첩축제와 호흡한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7년간 한결같이 매년 1억에 달하는 성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희사했다. 팔순인 지난 2015년에는 지역예술인들의 창작을 위해 '박명용 통영예술인상'을 제정하고, 미래 예술인재 육성을 위한 '통영학생예술제' 지원을 위해 매년 6000만원을 출연하고 있다. 또 1억5000만원 상당의 경로당을 기증한 데 이어 지난 연말에는 7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문화예술 활동의 터전으로 써 달라며 통영시에 기탁, 감동을 주고 있다.

박 회장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예술장학재단을 비롯 총 100억에 달하는 예술문화 사업들을 구상, 예향 1번지 통영 예술 DNA를 대대손손 물려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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