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 1,108개 공동체, 어업인 6만 4천여 명 소속돼
전국연합회장 8대 회장에 욕지산내공동체 이기진 회장 당선

2001년 63개 공동체로 시작, 현재 1,108개의 공동체가 가입해 어업인 회원 6만 4천여 명에 이르는 (사)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

이들은 수산자원보호와 환경정화활동 등 어민들의 자발적 개선활동을 책임져온 대표적인 자성적 어업인 단체다.

어민들을 대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 이 단체를 이끄는 전국연합회장직에 통영 욕지산내공동체를 이끌어 오던 이기진 회장이 당선됐다.

욕지도의 작은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까지도 수없이 많은 전화를 받으며 눈코 뜰새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기진 회장은 “무슨 큰일이라고 이 멀리까지 취재를 다 왔는지 모르겠다. 조용하게 넘어가려 했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호탕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

한국자율관리어업연합회 8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기진 회장은 지난달 7일 대전 레전드호텔에서 열린 대의원총회 및 임원선거에서 참석 대의원 44명 중 24표를 얻으며 당당히 당선됐다.

그는 “회장직 당선은 통영시연합회원들과 경남도연합회원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동안 저를 옆에서 지켜본 회원들이 제 능력을 믿고 도와주신 것이기에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임기가 2년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자율관리어업연합회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기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적극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실 이 회장은 욕지도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후 진주와 제주도에서 생활하며 지난 2008년에 욕지도로 돌아와 어업을 시작한 ‘늦깎이 어민’이다.

그는 “한 지역의 어촌계원으로 속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열심히 행동하다보니 마을 사무장으로 3년 반을 활동, 어촌계장직을 제의 받아 2년 반을 역임한 후 물러났다. 그 과정에서 소속돼있던 자율관리어업공동체에서 통영시연합회 부회장직을 제의받아 수행했고 이것이 지금 이 자리에 오를 수 있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 경남도연합회 회장직에 대한 논의가 있던 와중에 전임회장으로부터 제의를 받았고 출마해 당선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에 자율관리어업연합회 경남도연합회를 맡은 이기진 회장은 전국연합회의 이사로 등록 이후 들뜬 마음에 첫 이사회를 참석해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이 회장은 그날을 떠올리며 “첫 이사회에 참석했을 때 자율관리어업연합회의 1년 예산이 60%이상 삭감됐음을 알게 됐다. 어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고 그 이유를 들으니 더욱 분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삭감 이유는 단순했다. 기재부가 한 교수에게 용역을 의뢰했고 그 교수가 혼자서 전국 1,200여 개의 모든 공동체를 조사했고 자율관리어업이 잘 안되고 있다는 용역결과를 제출했다. 어처구니가 없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고 그날을 회상했다.

더불어 “경남의 1만여 명의 어민들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국회 앞에서 시위를 계획했지만 법적으로 공부를 하고 정당히 나서야겠다는 생각으로 방향을 전환했다”고 말했다.

이기진 회장은 경남도연합회 회장 임기 중 자율관리어업연합회의 법적인 한계에 대해서 철저하게 조사했다.

자율관리어업연합회는 해양수산법 34조에 의거 해양수산부 훈령으로 만들어진 단체로 모든 운영과정에서 해양수산부의 영향을 받아야하는 구조다. 그는 이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여오고 있다.

그는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책은 아무 걸림돌도 되지 않았다. 국회를 제집 드나들 듯 다녔고 힘 있다는 인사들은 모두 만났다. 그 덕분인지 지난 2018년 12월 4일 농해수위를 거쳤고 법제처의 승인만 거치게 된다면 국회에 정식으로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많은 지지를 받게 된 것 같다. 전국연합회 회장의 자리를 맡았으니 더 확실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어촌뉴딜정책300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굉장히 좋은 의도를 가진 정책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한 어촌마을에 150억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데 이는 어촌간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부분이 있다. 어민 6만여 명, 공동체 1,200여 개가 속해있는 자율관리어업의 1년 예산보다 많은 돈을 한 마을에 투자한다는 것은 매우 염려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기진 회장은 마지막으로 “앞으로 자율관리어업연합회는 어민들의 발목을 잡던 법 개정이나 예산 편성 등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다. 어민들의 협조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또 “전국 자율관리어업연합회를 맡은 이상 어민들을 위해 모든 능력을 쏟아 부어 어민들의 기대에 충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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