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 괭이갈매기 번식기 10일 앞당겨져
섬 전역에 아열대식물 ‘선인장’ 군락형성

‘알섬’이라는 별명답게 수많은 괭이갈매기가 서식하며 국내 최대의 바닷새 번식지로 알려진 ‘홍도’도 지구의 온난화로 인한 변화를 피할 수 없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6일 홍도의 아열대성 어류와 식물이 서식하고 괭이갈매기의 번식 시기가 16년 동안 10일이나 빨라졌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충격적인 것은 홍도 앞바다에 사는 어류를 조사한 결과 전체 29종 중 ‘범돔’, ‘아홉동가리’ 등 아열대성 어종이 무려 절반 이상인 16종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섬 내에서도 여러 변화가 발견, 각종 ‘선인장’이 섬 전역에 군락을 이루며 성장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제주도에만 자라던 아열대식물인 ‘고깔닭의장풀’이 홍도에서 발견돼 충격을 주며 한려해상국립공원 생태계의 변화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홍도에서 자라고 있는 아열대식물 '고깔닭의장풀'

홍도는 1982년 천연기념물 지정, 2000년 환경부 지정 특정도서, 2011년 한려해상국립공원 특별보호구로 지정된 국내 최대 바닷새 번식지이자 남해안 지역 유일의 번식지다.

홍도를 비롯한 바닷새 번식지 조사는 생태계 변화 연구의 기초적인 자료로 주변 생태계에 대한 조사도 병행해 신뢰도가 높다.

이날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이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홍도에 사는 괭이갈매기를 관찰한 결과 지난달 1일 첫 번식을 시작했다.

이는 권영수 국립공원연구원 조사연구부 단장이 홍도에서 최초로 연구를 시작한 2003년 번식일인 4월 11일에 비해 10일이나 앞당겨진 결과다.

괭이갈매기는 평소 유인도에서 살다 날이 따뜻해지면 이를 번식기로 인식, 안전하게 알을 낳을 수 있는 무인도인 ‘홍도’로 온다.

홍도 전역에 자라고 있는 선인장

홍도에 돌아와 머무르며 왕성하게 번식을 시작하는데 이 시기는 괭이갈매기가 가장 먹이가 풍부하다고 판단 됐을 때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수온의 변화가 큰 원인일 것이라고 주목하고 있다. 홍도 인근 연평균 바닷물 온도는 1970년대 17.9도에서 2010년대 들어선 18.5도로 상승했다.

오장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수온이 올라가거나 낮아지면 식물성 플랑크톤의 분포와 양이 변하고, 이것과 먹이사슬을 이루는 동물성 플랑크톤, 어류 역시 연쇄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괭이갈매기는 습성 상 먹이인 어류가 바다에 가장 풍부할 때 새끼를 키우기 위한 번식을 시작한다. 바닷새의 번식 시기를 보면 섬 생태계 변화를 알 수 있다. 섬 생태계에 불균형이 생기는지를 계속 관측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립공원공단은 2011년부터 한려해상국립공원 홍도를 비롯해 태안군 난도, 울릉군 독도 등 바닷새가 집단으로 번식하는 무인도를 중심으로 해양환경, 어류, 동·식물 자원 등 다양한 분야의 변화를 살펴보는 통합 관측(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홍도에서 서식하는 아열대성 어종 '아홉동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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