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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음악의 활화산 정윤주, 우리는 그를 기억한다통영예술의향기·한산신문·통영음협, 지난 8일 22주기 추모제 봉행
벙어리 삼룡이·갯마을·사랑손님과 어머니 등 영화음악 수 백곡
통영문화협회 활동, 윤이상과 더불어 한국 현대음악사 한 획 그어

갯마을,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저 하늘에도 슬픔이, 로멘스 그레이, 성춘향….

수 백편의 영화음악을 작곡, 영화음악의 선구자로 불리는 정윤주(1918-1997).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과 더불어 통영, 나아가 한국음악계의 또 하나의 보석으로 평가된다.

문화서포터스 통영문화예술인기념사업회 통영예술의향기(회장 박우권)와 통영음협(지부장 이용민), 한산신문이 손을 잡고 작곡가 정윤주 선생 공식 첫 추모제를 지난 8일 개최했다. 

타계 22주기인 이날 오전 11시 산양읍 신전리 가족묘소에서 봉행된 추모제는 평소 불교에 심취했던 선생의 정신에 따라 통영예술의향기 이사인 두타사 자용스님의 독경으로 시작됐다.

박우권 회장과 최명만 이사를 비롯 향기회원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제수를 차리고 국화를 헌화, 유족과 통영음협 회원 20여 명의 윤독문 낭송의 시간을 가졌다.

통영시 동호동 30번지에서 태어난 정윤주는 윤이상과 동기동창으로 통영초교를 같이 다니며, 이후 윤이상, 김춘수 등과 통영문화협회에서도 함께 활동, 음악적 교분을 나눈 이로 유명하다.

그런 까닭에 통영문화협회에서 활동했던 꽃의 시인 김춘수가 작사하고 정윤주가 작곡한 1952년 '복사꽃 그늘에서'와 '내가 그의 이름을' 등의 귀한 작품도 남았다.

윤이상이 유럽으로 건너가 세계적 작곡가로 명성을 얻었다면, 정윤주는 국내에서 순수음악창작에 열정을 쏟으며 한국현대음악사에 큰 획을 긋는 업적을 이뤘다.

특히 영화음악에서는 1960년대와 70년대에 걸쳐 신상옥, 김수용 등 당대의 거장들과 함께 작업, 대종상 영화음악상 및 아시아영화제 영화음악상 등을 수상했다.

정윤주는 자신의 영화음악을 각 장면 표시와 함께, 오케스트라 총보에 상세하게 기록할 정도로 자신의 작업에 진지하게 임했다.

더욱이 학교에서 작곡을 배우지는 않았지만,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독학과 개인레슨을 통해 부단하게 음악적 소양을 발전시킨 인물이다.

이런 노력은 그의 대표작으로 평가되는 무용모음곡 '까치의 죽음'을 비롯 5곡의 교향곡과 실내악곡 등 다수의 작품들이 말해주고 있다.

작곡가 나운영은 정윤주를 "윤이상, 이상근, 이영자, 김달성, 나인용, 김정길 등과 함께 현대적 기법을 구사했던 작곡가"로 평가했다.

또 정윤주는 예술음악과 실용음악의 두 분야를 넘나들면서,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친 작곡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영화 음악이 1960-70년대 한국의 영화 및 문화의 흐름을 대변한다면, 그의 예술음악은 윤이상, 김동진, 나운영 등 한국의 20세기 작곡가들과 더불어 서양음악의 수용과 한국적 전통의 계승이라는 문제를 개성으로 표현한 산물이다.

1997년 타계할 때까지 교향곡 및 실내악, 가곡 등 다양한 순수음악의 창작에 몰입했던 그의 작품은 서울시향, 광주시향 등에서 연주됐다.

특히 1998년 정명훈의 아시안 필에 의해 가야금협주곡이 연주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공로에도 불구하고 동기동창생이었던 세계적 작곡가 윤이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가 절하 받았다.

탄생 100주년이 된 지난 2018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통영에서 겨우 그의 이름이 호명,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정윤주를 기억하며'라는 음악회가 열린 것이 그 시작이다.

탄생 101주년, 타계 22주년 이제 선생의 음악적 업적을 음악 애호가들에게 알리고 윤이상으로 대변되는 통영음악의 저력을 정윤주로까지 확장시키는 것이 통영의 책무, 바로 실천하기에 나선 것이다.

박우권 통영예술의향기 회장은 "지척에 묘소를 두고도 이렇게 멀리 돌아서 이제야 선생님께 한잔 술을 올리게 되어 무어라 달리 변명할 말이 없다. 선생님께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추모제를 시작으로 비록 작은 목소리이지만 우리 단체는 묵묵히 우리 통영을 빛낸 예술인들의 자료 발굴과 저작물 출판, 기념관 건립 운동, 바른 문화예술운동 전개를 위한 문화 지킴이 역할을 계속 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영화 기자  dal31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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