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회 재경통영중·고동창회 봄 기차여행-체육대회에 부쳐

그렇다! 우리가, 재경통영중·고동창회가 또 한 번 의미 있는 행사를 멋지게 치러냈다.

5월 11일 10시 용산역, 분주한 대합실 사람의 바다에 목 빠진 베를린 역장이 인사를 한다. 사단법인 희망레일(이사장 이철)에서 준비한 퍼포먼스다.

재경통영중·고동창회(회장 선기화)는 지난 11일 동창체육대회를 겸해 강촌으로 봄 기차여행을 떠났다.

이번 행사는 최근 남부내륙KTX가 통영·거제에서 시발로 김천으로 잇는다는 희소식에 재경통영중·고동창의 조속한 착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상상의 지평은 유라시아로 뻗어 보려는 시도로 통영-베를린 가상티켓을 마련해 참가 동창들에게 선사했다.

강촌으로 가는 ITX 청춘 열차 플랫폼에는 흰 셔츠에 나비넥타이를 맨 집행부들이 도착하는 동창 선·후배와 연신 정겨운 인사를 나눈다.

10시 28분 발차하는 6·7·8호차에는 재경통영동창가족으로 순식간에 꽉 찬다. 마치, 왁자지껄 통영의 새터 시장에 온 것 같았다.

이날 모임은 동창회 행사에서는 유래를 찾기 힘든 정시 출발이 이뤄졌다.

기차가 출발하자 보푼 욕지고구마 대신 삶은 달걀이 쥐어지고, 사이다와 맥주로 목을 축인다.

기차가 청량리를 지나 서울을 벗어나자 알싸한 청년 MC가 음악과 함께 6-7차에 등장한다.

한 번은 해봄직한 기차놀이를 진짜 기차에서 동창과 즐기는 순간들이 이어진다. 

몰도바 와인, 예쁜 티셔츠, 경품이 마구 쏟아지고, 언제 시간이 간 줄 모르게 한 시간 넘게 달려온 기차는 오월 하늘을 품은 경춘가도를 가로질러 강촌역에 도착했다.

평생 꽃길을 걸어 오지 않았지만 오늘의 봄 소풍에 참가한 동창들을 꽃길로 모시고 싶었다.

82세 11회 백남석, 신성부, 양진구, 이상범 선배님부터 40세 52회 윤영택 가족까지 찬란한 햇빛이 내리는 강촌역 꽃길 계단을 내려왔다.

이날 모임 장소 입구엔 "아시아 최고, 지구를 구하는 통영하자! 재경통영중·고동창회 만세, 만만세!!" 펼침막이 우리를 반겼다.

역시, 춘천하면 닭갈비다! 닭갈비 집 테라스와 족구장에 운집한 동문들은 찹찹한 맥주,  한 순배의 막걸리로 도시생활의 신산함을 동기간 그리움의 회포를 풀었다.

참석 선배님, 후배님 소개가 끝나자, 우정18한산회(18회), 야섹마(36회), 군부천하(37회), 원문팀· 미륵팀(41회), 49깽판(49회) 기수마다 특색 있는 이름을 달고, 100만원 상금이 걸린 족구대회가 벌어졌다. 

어느 대진은 연령차이가 31년 차이가 나지만 예측할 수 없는 각축전이 벌어졌다.

특히, 18회 선배님의 가공할 만한 서버로 막강한 우승후보 37회가 역전으로 격침을 당했다.

더 아름다운 건 41회와 49회가 동점에 동점의 각축전을 벌이다가, 41회 권태경 심판이 기지를 발휘 공동우승으로 하고, 우승상금 전액을 동창회 발전기금으로 희사 했다. 

한편에서는 나무 그늘아래에서 무뚝뚝한 통영아버지, 어머니가 자식에게 보내는 사랑의 메세지를 캘리그라프 예술가에 의해 캔버스에 담겨졌다.

여기에 더해 통일 윷놀이도 민속놀이 전문가에 의해 진행됐다. 사진작가의 앵글도 동창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근접촬영으로 인생사진을 남기려는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신록의 강변이 아쉽고, 귀경을 재촉하는 기차 경적에 이끌려 다시 탑승한 기차는 또 한 번 짜릿한 연대와 우정의 흥겨움을 선물해줬다.

"기차 여행의 낭만도 유라시아 대륙으로 뻗어갈 상상의 나래도 선·후배의 정을 나누고, 사는 곳마다 재미나고 꿈을 같이 만들어 가면 좋겠다"

행사전 표방한 1회용품 Zero에 따라 쓰레기도 각자 처리했고,  "통영인의 실천으로 지구를 구한다!"는 야무진 선언이 기재된  ‘통영하자!에코백’에 건강한 선물과 함께 동창의 우의도 담았다.

그렇게, 2019년 5월 11일 재경통영중·고동창회는 멋진 봄 소풍이라는 추억을 가슴에 각인했다. 

<선기화, 재경통영중·고동창회 30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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