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전쟁 시대다.

날마다 치솟는 기름값과 전기세, 앞으로 남은 석유 채굴가능 매장량 1조 배럴. 전 세계 인구가 40년 동안 사용하고 나면 석유자원은 고갈된다.

또한 인간이 쓰고 버린 쓰레기는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바로 우리가 신재생에너지를 주목하는 이유다.

에너지 블루오션 신재생에너지 강국 독일을 비롯 영국 프랑스 일본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재생에너지 정책을 선회하긴 마찬가지이다.

한국 역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2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통영 욕지 앞바다에 여의도 면적 약 29배에 달하는 200기의 풍력발전소가 예정돼 있다.

‘아끼고 바꾼다’는 신재생에너지의 모토는 명확하지만 욕지풍력발전소 건립은 통영경제 15% 차지하는 수산업과 직결되기 때문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해상풍력실증단지 설계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경남도와 통영시, 경남테크노파크, 두산중공업 등 6개 기관은 욕지도 인근 최적 해상풍력단지 발굴과 인허가를 위해 합동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지난 1년간 이 실시설계 용역을 하면서 단 1차례 욕지어촌계를 중심으로 한 주민 50여 명의 의견을 청취하는 시간뿐이었다는 충격적 사실이다.

해상풍력 예정지는 멸치를 비롯 통영수산업의 실질적인 조업지 상실로 이어진다. 어업생산량 감소는 불 보듯 명확하고 이에 따른 일자리 상실과 소득감소 또한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것으로 예측된다.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통영 멸치어업인들이 생산하는 한해 평균 생산액은 2천280억원, 통영경제에 미치는 생산유발액은 4천161억원. 고용 취업유발인원 7천136명으로 중도매인, 유통, 냉동창고업 등 까지 이어지면 3만여 명의 고용창출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22일 용역팀이 제시한 지역민 일자리 창출 1만475명, 발전단지 운영에는 약 60여 명의 상시 근무자가 발생한다는 자료다. 하지만 이것 모두가 지역민의 몫이 아니다. 관광자원 시너지 효과 또한 본질과는 거리가 멀다.

더 큰 문제는 어업인들과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처사다. 에너지도 중요하지만 지역민 생존권이 1차적 문제다. 지난 22일 통영시 최초로 갈등심의위원회가 출범, 욕지풍력발전 찬반 토론회를 권고했다.

용역 전에 수반돼야 할 첫발이 이제야 시작된 것이다. 모든 자료를 오픈하고 원점에서 토론, 현장의 목소리, 전문가의 대안 제시 등 갈등의 공론화이다. 갈등을 공론화시켜 다함께 머리를 맞대는 것이야 말로 갈등 해결의 첫 단추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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