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꽃의 달콤함이 싱그러움을 선사할 계절이 돌아오면 우리들의 반찬창고 바다에서는 밥도둑 꽃게가 제철이다. 양식장에서도 각종 활어로 활기찬 시기이다.

하지만 이번 4∼5월 가장 많이 잡혀야 할 꽃게가 ‘게 눈 감추듯’ 어디론가 사라졌다.

5일 해양수산부가 통계청의 어업생산통계를 인용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4만9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6000톤)보다 7% 증가했다. 4월까지 누적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9.3% 늘었다.

지난해 연간 연근해어업 생산량이 100만톤을 회복한 이후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어종별로 희비는 엇갈린다. 봄철 대표 수산물로 꼽히는 꽃게가 대표적이다. 꽃게는 시중에서 '금(金)게' 소리를 들을 정도로 생산량이 급감했다.

지난 4월 꽃게 생산량은 전년 동기(1200톤) 대비 48.5% 감소한 619톤에 그쳤다. 최근 5년간 4월 평균 생산량(1508톤)과 비교하면 59% 감소했다. 어민들은 40년 만에 처음 만나는 흉작 중의 흉작이라고 혀를 내두른다.

정부가 야심차게 서해 5도 어장을 확대 조업 허용시간을 아침, 저녁 30분씩 총 1시간을 연장했고, 수산과학원 역시 2017-8년 태어난 꽃게의 유생(幼生) 밀도 증가, 그리고 지난해 어미 꽃게의 크기도 전년보다 0.7cm 증가, 올해 꽃게 어획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예측은 틀렸다. 저수온이 그 원인이다.

꽃게 어획량이 줄면서 밥상가격도 치솟아 좀처럼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 설상가상 오는 21일부터 3개월간 꽃게 금어기이다. 어민들은 그야말로 3중고를 겪게 됐다.

여기에 더해 후쿠시마산 수산물 WTO 패소에 대한 보복 조치로 일본이 광어(넙치)를 포함 피조개 등 한국산 5개 수산물 검역을 강화한다는 선전포고도 해왔다. 양식업계의 고민도 만만찮다.

통영의 심장부 강구안 친수시설 공사는 안전을 위협하는 오염토 확산을 둘러싸고 정계와 경남도, 통영시, 상인들과 시공업체들이 2시간에 걸친 격론 끝 1주일간 공사중단을 선언했다. 오탁방지막 추가 설치 후 공사를 재개하기로 결정하고, 중앙시장 취수원 이전에 대한 방안에 대한 고민도 시작됐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바다의 땅 통영, 6월 통영바다는 여러 가지로 신음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살 길은 그 또한 바다다. 정부가 풀어야 할 문제도 많지만 어족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바다 살리기에 다함께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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