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한산신문-통영문화예술인 지역문화예술 교육현장 접목
문화소외지역 섬마을 학생들 위한 학교문화예술교육 ‘첫 시범사업’

“멀리서 배를 타고 욕지중학교까지 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교과서로 배우던 평소의 수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화예술 선생님들의 수업을 직접 듣고,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요. 흥미진진한 수업에 오늘 하루가 빨리 지나갈 것 같아 벌써 아쉬워요”

한산신문과 함께하는 학교현장에서 배우는 지역문화예술NIE가 이번에는 욕지도 섬마을을 찾았다.

지역문화예술NIE는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소외지역인 섬마을 욕지중 학생들을 위해 기획, 지난달 31일 통영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 7명과 한산신문 허도명 대표이사를 비롯 전직원이 총출동했다. 이날은 한산신문 사내연수도 함께 진행됐다.

오전 7시 40분 삼덕항에 집합, 욕지항으로 가는 배를 타고 1시간여를 달려 욕지도에 도착했다. 욕지중학교 전교생 11명의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지역문화예술NIE 수업을 위해 과학실에 모여 강사들을 맞이했다.

강의에 앞서 한산신문 김영화 편집국장이 수업을 진행할 강사들을 소개했다.

2019 박경리 소설 낭송대회 대상팀 ‘다락방 친구들(박순생, 김순효, 이충실, 권혜숙, 이지령, 김희준)’, 고전 무용가이자 시인인 이지령 예술가, 김희준 시인, 백합꽃집 최경숙 플로리스트가 강의를 펼칠 주인공들이다. 그리고 한산신문NIE 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산신문 김영화 편집국장, 강송은 기자가 학생들과 소통했다.

한산신문과 함께하는 학교현장 지역문화예술NIE는 욕지중학교(교장 최상재) 권예진 김세빈 김여진 이제우 강수성 김길영 김동욱 박장민 이동욱 김준흥 전세동 전교생 11명과 욕지중학교 NIE담당 송한열 선생님을 비롯 염정희 백혜란 박진환 이종행 신승애 장혁진 교사가 함께 했다.

 

한산신문, 통영 문화예술분야 집중 취재 시민문화 앞장

욕지중학교 학생들과 지역문화예술NIE로 현장중심 소통

강의는 총 6강으로 구성, 한산신문 김영화 편집국장이 그 첫 번째 문을 열었다.

김영화 편집국장은 ‘오늘은 한산신문이 교과서, 통영예술문화운동과 학교’라는 주제로 한산신문과 통영예술의향기가 펼친 지난 12년간의 각종 문화운동에 대해 수업을 진행했다.

인구 대비 예술인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도시 통영, 예향 통영의 문화예술사업의 중심에는 늘 한산신문이 함께했다. 문화와 예술분야를 집중 취재, 각종 시민문화운동에 앞장서왔다.

2007년 한산신문은 시민문화서포터즈 통영예술의향기의 전신 ‘꽃과 의미를 그리는 사람들’과 손을 잡고 꽃 시비 문화운동을 시작, 시민들과 일상 속 예술NIE로 예술인 발굴과 문화재 발굴 기획을 진행해왔다. 시민 4백여 명과 함께 김춘수 꽃 시비와 문학관 건립, 김용식·김용익문학관, 통영문학상 제정의 모태를 마련하는 등 많은 쾌거를 이뤘다.

김영화 편집국장은 문화운동의 시발점이 된 김춘수 꽃 시비 문화운동을 중심으로 지역문화사를 학생들과 교감했다.

두 번째 수업은 한산신문 강송은 기자가 나섰다.

강송은 기자는 한산신문에 대한 소개와 한산신문만이 지닌 특징을 학생들에게 설명,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산신문은 ‘시민이 주인공, 김춘수 꽃 시비 문화운동’으로 2008년 지역신문컨퍼런스 최우수상 수상, 수산부문 ‘참다랑어, 500만원의 기적’으로 2009년 지역신문컨퍼런스 우수보도 및 편집분야 우수상과 인기상, 2016년 ‘책 읽는 도시 통영’ 대상과 인기상을 수상했다.

또 한산신문 김영화 편집국장의 박경리 타계 특집 기획기사 ‘내 친구 금이야, 곱디곱던 마음처럼 좋은날 갔구나’는 (주)유웨이중앙교육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전문이 수록됐다. 당시 한산신문은 박경리 타계를 맞아 총 8면에 걸친 특집기사를 내 보냈고, 단독 특종으로 게재,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강송은 기자는 기자와 뉴스(news), 뉴스의 요소, 뉴스의 기본형, 뉴스의 원칙, 뉴스 가치(news value), 기자의 자세, 맞춤법, 글쓰기 가이드 등에 대한 내용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쉬어가는 넌센스 퀴즈 타임은 학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다락방친구들’, 학생들과 함께한 ‘김약국의 딸들-꽃상여’ 낭송

이지령 예술인, ‘춤과 생활, 그리고 시’ 주제로 학생들과 교감

학생들은 강당으로 자리를 옮겨 색다른 강의를 맞이했다.

이번 강의는 지난 5월 5일 박경리 소설 '김약국의 딸들' 낭송 경연대회에서 '꽃상여'를 낭송, 대상을 수상한 다락방친구들(김순효, 이충실, 박순생, 권혜숙, 이지령, 김희준)이 준비했다.

무대 위에는 노란빛 조명이 6명의 다락방친구들을 비추고 그 앞에는 ‘해설’, ‘앞소리꾼’, ‘지석원’, ‘연순’, ‘송씨’, ‘하동댁’ 이라는 이름표가 각 역할을 알렸다. 다락방친구들은 경연대회에서의 모습 그대로 의상을 갖춰 입고 학생들 앞에 섰다. 김순효 시인의 해설을 시작으로 소설 낭송이 시작됐다.

다락방친구들 회원들이 생생한 감정으로 문장을 하나하나 읽어나갈 때마다 학생들은 그 깊이에 같이 빠져들었다. 이들은 땅을 치며 울고 웃고 화내며 생생하고 현장감 넘치게 소설을 낭독했다. 20여 분의 열띤 낭독이 끝나자 학생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학생들과 함께하는 낭송시간이 펼쳐졌다. 처음에는 낯을 가리며 대본읽기도 어색해하던 학생들은 점차 감정에 몰입, 자신의 역할 속에 흠뻑 빠져들었다. 자신감 넘치게 문장을 읽어가는 학생들의 모습에 지켜보던 친구들도 귀를 기울였다.

이 여세를 몰아 고전 무용가이자 시인인 이지령 예술가가 ‘한산신문을 통해 본 춤과 생활, 그리고 시’라는 주제로 학생들과 교감을 나눴다.

이지령 강사는 준비해온 명상 음악을 학생들에게 들려주며 수업을 시작했다. 음악과 가이드 음성에 따라 심호흡을 하면서 10분간 워밍업의 시간을 가졌다. 음악은 어느새 리드미컬한 리듬으로 바뀌고 천을 활용, 자유롭게 몸의 감각을 깨웠다. 어색해 했던 학생들은 천을 휘날리며 각자 자신의 내면의 모습들을 표현했다. 학생들과 교사, 강사들도 한데 모여 음악과 박자에 맞춰 춤을 추고, 자유를 만끽했다.

이어 싱잉볼과 함께 힐링 사운드를 활용한 시 읽기 시간도 마련됐다. 스틱으로 싱잉볼을 왼쪽, 오른쪽 두 번씩 치고, 울려 퍼지는 싱잉볼 소리를 배경삼아 시를 골라 낭송했다. 백석의 ‘통영’, 김춘수의 ‘꽃’ 등을 낭송, 느낀점을 교류했다.

1학년 김여진 학생은 “친구들 앞에서 무대에 올라 소설을 낭독하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시를 읽는 경험은 제 인생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처음에 나를 드러내고 표현한다는 것이 어색하고 부끄러웠지만, 하고나니까 뿌듯하다. 보는 것과 내가 해보는 것은 정말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늘을 대표하는 김희준 시인과 신화-별자리 활용 글쓰기

백합꽃집 최경숙 플로리스트 ‘꽃과 꽃말과 함께 현장 교감’

김희준 시인은 2017년 월간 ‘시인동네’ 신인상 공모에 당선, 시인으로 등단했다.

몽환적이고 동화적인 상상력은 물론 가뿐하고 자유로운 언어구사력, 신선한 목소리로 현대시 지평을 확장, 주목받는 오늘의 젊은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희준 시인은 ‘신화와 별자리를 연결한 글쓰기’ 라는 주제로 수업을 진행, 흥미진진한 속으로 학생들을 인도했다.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 전쟁의 신 아레스, 그리스 로마신화의 미소년 아도니스, 지하의 신 하데스 등 그리스로마 신화의 신들의 이야기를 재밌게 각색, 신들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어 처녀자리를 그려보고, 별자리를 이야기를 상상해 이야기를 구상해보는 스토리텔링 시간을 가졌다.

김희준 시인은 “별자리는 내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다르게 볼 수 있다. 이것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 글쓰기라는 것이 아직은 부담스럽고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다. 수업을 통해 자신이 관심 있는 이야기를 풀어 나만의 글을 써 보면서 글쓰기와 친해 질 수 있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백합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최경숙 플로리스트는 꽃꽂이 준비물을 정성껏 준비해 배에 싣고 와 욕지중학교 학생들과 꽃과 함께 교감의 시간을 가졌다.

최경숙 플로리스트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경험하고 배운 삶과 꽃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 학생들을 집중시켰다. 이어 꽃 ‘시네신스’와 ‘스타치스’ 꽃말을 알아보고 준비해온 꽃들로 꽃꽂이 수업이 시작됐다.

이번 수업은 수직과 수평이 함께 이뤄진 역 T자형 꽃꽂이 수업으로 진행, 활짝 핀 꽃다발은 향긋한 꽃향기를 내뿜으며 수업을 한층 신선하게 만들었다. 학생들은 금방 꽃들과 친해졌으며 가르침에 따라 하나 둘씩 꽃을 꽂아가기 시작했다. 장난 가득한 학생들도 꽃들을 만나자 차분히 자신의 꽃꽂이에 집중했고, 각자의 개성이 화분으로 표현됐다.

최경숙 플로리스트는 또 다른 선물로 드라이플라워를 준비, 학생들에게 나눠주며 직접 포장까지 하는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2학년 이동욱 학생은 “꽃꽂이가 그냥 꽃만 꽂아서 만들어지는 줄만 알았는데 직접 배워보니 쉬운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리고 아름다운 꽃들을 보니까 더 멋지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처음으로 만들어본 꽃꽂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꽃 화분과 드라이플라워를 부모님께 선물로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경숙 플로리스트는 “욕지중학교 학생들은 꽃들이다. 아름답기도 하지만 여리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전해주기도 한다. 여러분들이 꽃과 같은 이 시기를 잘 견뎌서 아름다운 꽃처럼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욕지중학교, 욕지도 그리고 통영을 빛내는 멋진 학생이 되길 바란다”고 학생들을 격려했다.

한편 한산신문과 함께하는 학교현장 지역문화예술NIE는 욕지중학교를 시작으로 충무고등학교, 제석초등학교와 함께 오는 10월까지 계속된다.

기획=김영화 편집국장

글·사진=박초여름 기자

편집=배선희 기자

진행=김영화 편집국장·김봉애 총무국 관리부장

후원=한산신문독자자문위원회

경남해운

오미사꿀빵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