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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철의 음악이야기 - 베토벤 현악사중주 Op. 18
쿠스 콰르텟(Kuss Quartet) Rdiger Schestag.

 

하이든은 1772년에 작곡한 현악사중주 6곡을 1774년에 작품번호(Opus Number) 20으로 묶어 출판했습니다. 현악사중주라는 장르가 생겨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지요. 또 1781년에 작곡한 현악사중주 6곡을 이듬해 작품번호 33으로 묶어 출판했습니다. 하이든의 현악사중주에는 혁신적인 음악 어법으로 가득했고, 그 덕분에 현악사중주가 대표적인 실내악 장르로 자리 잡았습니다.


모차르트는 1782년부터 1785년에 걸쳐 작곡한 현악사중주 6곡을 작품번호 10으로 묶어 하이든에게 헌정했습니다. '하이든 사중주'라 불리는 여섯 작품은 모두 걸작으로 평가받는데, 그 가운데 특히 유명한 현악사중주 19번 C장조 K. 465 '불협화음'이 여섯째 곡이지요. 모차르트가 하이든 현악사중주에 얼마나 큰 감명을 받았는지는 '하이든 사중주'를 하이든에게 헌정하며 보낸 편지에 잘 드러납니다. 음악평론가 김문경 씨 글에서 조금 인용할게요.


“이 여섯 아들이 전혀 부족함 없기를 감히 소망합니다. 모쪼록 이를 너그러이 받아 주시고 이들의 아버지이자 후견인 그리고 친구가 되어주십시오. 지금부터 내 자식들에 관한 모든 권한을 당신께 양도합니다. 만약 아비의 모자란 눈을 피해간 잘못이 있다면 부디 너그럽게 보아주시고, 결함에도 불구하고 제 자식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다른 이에게도 당신의 자비로운 우정이 지속되기를 소망합니다. 당신의 가장 소중한 친구이자 충실한 친구로 남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베토벤에게 현악사중주는 이미 도전하기 쉽지 않은 장르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는 하이든에게 작곡을 배우던 때에도 감히 현악사중주를 작곡하지 못했고, 다른 실내악 장르로 경험을 쌓은 뒤 마침내 1798년에서 1800에 걸쳐 작곡한 현악사중주 여섯 곡을 작품번호 18로 묶어 출판했습니다. 여섯 곡 가운데 세 곡을 먼저 써서 후견인이었던 롭코비츠 대공에게 위촉료를 받았고, 나머지 세 곡을 쓴 뒤에 잔금을 받았으며, 출판에 앞서 첫 세 곡을 상당 부분 수정했습니다.


베토벤의 Op. 18은 베토벤 초기 양식을 대표하는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자주 연주되지요. 통영국제음악당에서 공연했던 유명 현악사중주단 가운데 뉴욕 필하모닉 스트링 콰르텟(4번 c단조), 자이드 콰르텟(5번 A장조), 카잘스 콰르텟(6번 B플랫장조), 캘리도르 콰르텟(1번 F장조) 등이 Op. 18 가운데 한 곡을 연주했던 것을 기억하시는 분도 있으실 듯합니다.


또 6월 14일에 공연하는 쿠스 콰르텟은 Op. 18 중 1번 F장조를 연주합니다. 9월에 피아니스트 조성진 협연으로 브람스 피아노오중주를 연주할 벨체아 콰르텟은 모차르트 '불협화음' 사중주와 더불어 베토벤 Op. 18 중 3번 D장조를 연주합니다. 3년 반만에 다시 통영에 오는 카잘스 콰르텟은 오는 10월 하이든 현악사중주 Op. 33-2, 베토벤 현악사중주 11번 Op. 95 '세레오소' 등과 더불어 Op. 18 중 4번을 연주합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부터 이미 세계적으로 베토벤 공연이 심상치 않은 듯합니다. 올해 통영국제음악제는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으로 시작했고, 음악당 기획공연으로는 베토벤 현악사중주 공연이 다양하게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Op. 18 중 한 곡을 연주할 현악사중주단이 셋이나 되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또 7월에는 Op. 18을 연주하지는 않지만 에벤 콰르텟이 베토벤 중기 및 후기 현악사중주를 연주할 예정이기도 합니다.


현악사중주는 흔히 '실내악의 꽃'이라 불리며 '고수'들이 듣는 음악이라고들 합니다. 사실 이것은 19세기에 브람스를 옹호하던 파벌이 바그너를 옹호하던 파벌에 대항해 내세운 말이 오늘날까지 전해진 것으로, 21세기를 사는 현대인에게는 그냥 편견일 수 있을 듯합니다. 또 한국에서는 현악사중주처럼 편성이 작은 음악을 잘 전달할 수 있는 공연장이 많지 않아서 더욱 애호가층이 엷은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음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통영국제음악당이라면 어떨까요? 이참에 베토벤 현악사중주를 본격적으로 즐겨 보세요!

한산신문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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