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집하장 8곳 적재량 1만4천 톤, 연간 굴 패각 15만 톤 배출돼
굴 패각 재활용 세척, 건조 필수…“간이집하장 물량 안 빼면 불가능”

연간 15만 톤씩 쏟아져 나오는 굴 패각에 통영이 두려움에 떨고 있다.

굴 수확 시즌이 10월을 불과 3개월 앞두고 있는 지금, ‘올해는 다르다’며 각종 해결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굴 패각은 여전히 높게 쌓여만 가고 있다.

문제는 굴 패각이 너무나 많아 통영시가 운영 중인 굴 패각 집하장으로는 전체의 10%도 적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통영시가 지정하고 각 어촌계가 관리하고 있는 굴 패각 집하장은 총 8곳으로 1만4천500톤까지 적재가 가능하다.

하지만 연간 쏟아지는 굴 패각은 15만 톤으로 합법적인 적재를 위해서는 수치상으로 굴 패각 집하장이 80개가 있어도 모자라다.

최근 해결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비열처리 굴 패각 재활용 방식을 위해서는 건조와 세척이 필수적이지만 이것을 수용할 수 있는 집하장은 전무하다.

추후 이를 수행해야할 굴 패각 집하장은 현재 평균 준공년도가 1997년부터 2005년 사이로 노후화됐음은 물론 이미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인 굴 패각을 빼내지 않으면 비열처리 수거지로서의 기능적 전환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미국의 경우 무인도를 간이집하장으로 선정, 굴 패각 적재, 세척, 건조를 통한 재활용을 시행하고 있지만 통영의 간이집하장은 대책 없이 적재만 하고 있다.

심지어 현재 통영에 야적된 굴 패각의 양조차 정확하지 않다. 그 양이 너무 많고 야적 장소가 도시 곳곳에 퍼져있어 제대로 된 측정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악순환이 수년간 지속돼왔음에도 양식 기술의 증가로 굴 생산량은 계속 증가했고 연간 3만 톤의 미처리 야적은 계속돼왔다.

이뿐만 아니라 통영 굴 패각의 유일한 처리 방안이었던 패화석 비료공장들의 고충도 점점 심해져만 가고 있다.

관내 패화석 비료공장은 총 4곳으로 연간 6만5천 톤을 처리해낸다. 허나 문제는 적재량이 10만 톤을 넘어서다보니 신규 굴 패각을 받아들일 수가 없는 실정이다.

또 주변마을의 비산먼지 발생 민원과 패화석 비료 소비가 급감, 대부분 경영악화에 시달리며 입고량과 생산량을 줄일 계획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동안 굴 패각 처리 일부를 담당했던 관외지역인 전남, 여수, 고흥, 해남 등 3개 지역의 패화석 비료공장들도 경영악화와 패각 포화로 반입을 거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토록 심각해진 굴 패각 문제를 두고 굴 업계가 먼저 진정어린 반성과 자구책 마련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어업인은 “굴 패각 문제가 심각해진 원인은 굴 업계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굴 패각 처리로 연간 21억의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는데 이는 굉장한 특별대우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굴 업계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굴 패각 처리에 법적인 문제가 있다면 이에 대한 집단행동은 물론 어떻게든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통영시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이 상태로 올해가 넘어갈 경우 굴 패각 처리 문제를 두고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통영시 관계자는 “시와 굴수협, 관계 기관들과 민간 협의체를 구성해 해결방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쌓여 있는 굴 패각을 처리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부산신항 준설토 매립, 재활용 처리시설 마련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해결하고자 경남도와 해수부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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