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초현실의 통합 판타지 기행시

터키 이스탄불의 너도밤나무 이파리가
가리키는 높이에서 열기구들이
커피타임을 틈타고 있어 요정의 굴뚝 있는
카파토키아 동굴지대를 이동하고 있어
궐레(안녕) 궐레-페세큘라(감사합니다)
페세큘라를 반복하고 있어
…<중략>
사막을 주름잡다 불거진 낙타 미혹 때문일까?
거울보고 관용의 혀 놀림 할 때 대갈(大喝)하는,
거뭇해진 낙타 눈알도 먼지투성이어서
에세수스 근처 셀주크 낙타 레슬링 떠올리며
혼종 된 슬픈 민족의 노래를 토해내고 있어
                             <차영한 시 '터키나라 낙타를 타고' 중>

차영한 시인의 단행본 제11시집 '거울 뉴런'(한국문연 刊)이 최근 출간됐다.

지난해 4권의 단행본 시집을 출간에 이어 올해 또 다른 시집을 발간, 왕성한 창작열이 세간의 화제다.  

누구든지 개성적인 시작품을 쓰려고 노력하지만 유성호 평론가의 말처럼 이번 시집은 현실과 초현실을 통합해내는 작업을 했다.

유 평론가는 "인간무의식을 끌어냄으로써 인식론적 접근을 통해 사물의 본질과 사유와 감각의 깊이와 폭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고 평했다.

이른바  '역동적인 사유와 실천과정'은 물론 '매혹적인 환상 속에서 상상하는 인간 존재의 복합성', '말의 기억을 통한 자의식', '존재 전환의 경험적 제의(祭儀)', '구심과 원심을 두루 갖춘 궁극적 자기 발견' 등 메타언어들이 생동하고 하다.

차영한 시인의 시세계는 애매 모호성을 갖고 절대 자유의 메신저 새로 우주 밖으로 비상하고 있다. 

그의 시를 읽을 때마다 온 몸이 떨리고 일상어라도 혼연하여 낯설면서 친숙하다. 흔히 그의 시를 난해하다 하지만 사실은 상상력에서 얻어낸 새로운 시어들 때문이다. 깊이 있게 접근하면 절묘한 시세계가 펼쳐진다.

특히 이번 시들은 40편에 불과하지만 대부분 장시가 많아 40편에도 160쪽의 많은 분량으로 주로 판타지(Phantasy)적인 기행시가 대부분이다.

그 중에서도 300행 이상 되는 장시 '우리들의 뇌는 어딘가에 있어'의 새로운 시세계는 글로벌 시가 아닐 수 없다.

그 이외의 기행 장시들도 구체적인 시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주로 자의식을 통한 기행의 신비성으로 표출한 것은 현재 발표된 기행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그냥보고 느낀 기록에 불과한, 누구나 쓸 수 있는 기행시가 아닌 기원전의 초현실성을 표출하고 있다.

방대한 시의 질료가 응축, 전혀 다른 세계를 부활시켜주고 있다. 젊은 시인들이 즐겨 읽는 월간 현대시 7월호에 '이달의 리뷰'로 다시 소개되고 있다.

한편 차영한 시인은 통영에 태어나 지금까지 고향에서 시를 쓰고 있다. 자유시 부문에 등단한지는 벌써 42년째. 50권 이상의 합동시집을 펴내는데 동참했고, 문학평론부문도 응모 당선돼 비평집을 2권이나 펴냈다.

현재는 사립 한빛문학관을 운영하면서 시 짓기 기법과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고보조금을 지원 받아 지역특성화 프로그램 2개 사업을 운영했다.

올해는 한빛문학관 상주작가를 지정받아 6월 1일부터 근무토록하고 지역특성화 프로그램사업인 제1회 바다사랑 전국한글시백일장대회를 오는 10월 26일에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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