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배’ 김성우 시인이 말하는 섬의 날 섬의 재발견

김성우 시인

“나는 돌아가리라. 내 떠나온 곳으로 돌아가리라. 출항의 항로를 따라 귀향하리라. 바람 가득한 돛폭을 달고 배를 띄운 그 항구에 이제 안식하는 대해의 파도와 함께 귀향하리라”

욕지도에서 태어나 욕지도를 떠났다가 섬으로 돌아온 섬사람 김성우 시인의 연대기 ‘돌아가는 배’가 지난 8일 제1회 섬의 날을 맞아 특별 낭송극으로 통영시민들을 맞았다.

‘돌아가는 배’는 욕지도에서 자란 김성우 시인의 고향 섬과 바다의 찬가이자 자신의 역사를 기록한 자전적 에세이집이다.

한국일보 파리특파원과 편집국장을 지낸 김성우 시인은 천혜의 풍광을 자랑하는 넓고 푸른 바다를 가진 욕지도에서 태어났다. 그에게 섬이란 일평생 마음 깊은 곳까지 영감을 주는 곳이었다.

그는 “내 고향은 욕지섬, 섬이라 더욱 특별하다. 섬은 갇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이며, 넓은 자유를 가진 곳이다. 바다 없는 섬은 없고, 섬이 작을수록 바다는 크다. 작은 섬에서 태어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큰 고향을 가졌으며, 바다라는 넓은 마당에서 자랐다. 섬이라는 특수 환경은 내 평생을 좌우했고, 내 인생을 규정한 것이 고향 섬이다. 섬에서 태어난 것은 큰 호강”이라고 고향 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 시인은 삶의 터전이자 소중한 자원인 섬의 가치를 공감하기 위해 8월 8일을 섬의 날로 지정한 것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도 밝혔다.

그는 “정부에서 섬의 날을 지정했다는 것은 섬 출신인 나에게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다. 이를 시작으로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보물 같은 우리 섬에 대해 모두가 주목하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8월8일 제1회 섬의 날을 맞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김성우 시인의 '돌아가는 배' 특별 낭송극이 열렸다.

이어 “예전에는 섬사람, 섬 출신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부끄러워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섬을 찾고, 섬의 아름다운 경관에 감탄한다. 섬의 위상 자체가 달라진 것이다. 섬에 대한 가치를 새롭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섬을 고향으로 가진 사람들,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섬에 산다는 것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돌아가는 배’ 공연으로 통영에 있는 많은 시민들이 섬에 대한 가치를 재발견 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처음 지정된 섬의 날에 내가 쓴 책이 특별 공연돼 큰 영광이고 대단한 일이다. 특히 공연을 맡은 손진책 연출자와 배우 김성녀씨는 우리나라 최고의 예술인들이다. 특별 공연과 저를 초대해준 통영시와 공연 출연진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우 시인은 2005년부터 현재까지 서울과 욕지도를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김 시인은 “서울과 욕지도를 왔다 갔다 하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내 평생 소원은 어릴 적 뛰놀던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 소원은 곧 성취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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