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망산공원 조각품·벤치 부식 심각…산책로 잡초 무성
공원 곳곳 쓰레기 방치, 조각공원 안내번호 ‘없는 번호’

'통과 가능한 입방체' 작품은 변색된 지 오래, 관광객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래도 통영을 대표하는 공원이 남망산공원이고, 관광객뿐만 아니라 통영시민들도 자주 찾는 곳인데 관리가 엉망이네요. 무척 실망스럽습니다”

남망산공원을 찾은 지난 19일, 공원 내 조각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자 웹사이트 초록창에 ‘남망산조각공원’을 검색했다.

찾기 버튼을 누르자 안내 번호가 나온다. 곧장 전화를 걸었더니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입니다’라는 다소 당황스런 멘트가 대신한다.

혹시나 전화번호를 잘못 봤을까 두 번 세 번 다시 확인했지만, 돌아오는 전화기 속 음성은 같다.

전화연결은 포기하고, 조각공원을 찬찬히 둘러본다.

공원 곳곳에 전시 된 조각품들이 정비되지 않은 채 무작정 자란 잡초 속에서 힘겹게 있다.

특히 조각품들은 오랜 시간을 버틴 듯 곳곳이 부식, 작품 설명이 적힌 안내판의 글귀들은 눈에 힘을 주고 활자를 읽으려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지만 읽을 정도의 상태다.

또 한 작품의 안내판은 숨바꼭질 하듯 나무에 둘러쌓인 상태로 꼭꼭 숨어있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작품 ‘통과 가능한 입방체’는 길게 늘어진 비닐가닥들 사이를 관람객들이 직접 통과할 수 있게끔 공간을 구성한 조각이다.

하지만 이 공간을 통과하려면 ‘찝찝함’과 ‘더러움’을 감수해야 한다.

투명했던 비닐가닥은 노란색으로 변색된 지 오래, 곳곳에는 검정색 얼룩들이 눈살을 찌푸렸고 체험을 하려는 아이를 급히 말리는 부모의 모습이 씁쓸함을 자아냈다.

부식돼 앉고 싶은 마음이 싹가시는 의자와 깨지고 부러진 쓰레기들이 널부러져 있다.

잠깐 시선을 돌리니 공원 곳곳에 설치된 나무벤치가 눈에 띤다.

관광객과 시민들이 풍경을 즐기고, 잠시 쉬다 갈 수 있도록 설치된 나무벤치는 황량 그 자체다.

그런 나무벤치를 찾는 이들은 두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도 없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앉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벤치들의 상태를 보면 그 이유가 단 번에 이해된다.

나무가 썩어 공간을 이탈한 벤치, 아예 부식돼 탈색 돼버린 벤치가 공원 곳곳을 지키고 있는 웃픈 현실이다.

또 공원을 둘러보기 위해 마련된 산책로에는 잡초들이 무성, 통행로 역할을 상실한지 오래, 공원 길목에는 버젓이 나무판자와 버려진 각종 쓰레기들로 악취를 풍긴다.

분수대 쪽에는 안전펜스가 제자리를 이탈, 덩그러니 버려져 있는 등 통영을 대표하는 공원의 상태가 첩첩산중이다. 남망산공원이 아니라 엉망산공원이라는 지적에 물음표를 달 수 없는 광경들이다.

통영시민 A씨는 “관광도시 통영이라고 말만 뻔지르르하게 하지 말고 관광지의 시설물의 상태가 어떤지, 시민과 관광객이 불편한 점은 없는지 현장 행정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통영시의 관광지 시설물 유지와 관리가 소홀한 곳이 비단 여기에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관광객 보기 부끄럽다”고 일침했다.

또 남망산공원을 찾은 관광객은 “통영관광 안내책자에 남망산조각공원이 나와 있어 굳이 찾아왔다. 전체적으로 보면 참 아름다운 공원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조금 더 가까이 들어가면 공원의 명성과는 다른 관리 행태에 아쉬운 마음이다. 쓰레기만 열심히 치운다고 관리를 잘 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질책했다.

또 “공원과 너무 어울리지 않는 흉물스런 조각품이 있어 깜짝 놀랐다. 아무리 예술이라 하지만 공원을 찾는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이 더 다채롭게 전시됐으면 좋을 것 같다. 아울러 전시조각들이 대부분 오래돼 보였다. 관리를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통영시 관계자는 “현재 통영시가 18억원의 예산을 투입, 남망산공원 정비계획 용역을 수행 중이다. 남망산공원의 노후시설, 위험구간, 산책로 배수체계, 휴게시설, 전망대 등의 정비를 통해 안전하고 쾌적한 시민 휴식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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