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1회용품 없는 장례문화 조성 위한 간담회 개최
장례업체 관계자들 “당장 시행하기엔 역부족, 인식개선”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뜨겁다.

특히 각종 언론에서는 각종 쓰레기로 뒤 덮인 바다, 플라스틱이 코에 박힌 채 힘들어하는 바다거북이의 모습을 방영하며, 일회용 쓰레기, 플라스틱 사용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통영시 역시 ‘1회용품 없는 통영’을 조성, 관내 장례식장 1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지난 28일 시청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통영시 자원순환과 최은열 과장을 비롯 통영거제환경운연합 지욱철 의장, 정용재 사무국장, 통영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김범기 사무국장, 관내 장례식장 6개소 관계자가 참석했다.

자원재활용법의 현행 법령을 살펴보면 상례에 참석한 조문객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경우 등에는 1회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돼있다. 하지만 장례식장의 비닐식탁보 등이 환경호르몬 발생 등 대기오염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자원재활용법 안 제10조제2항제3호(1회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경우에서 상례에 참석한 조문객에게 음식 제공 경우)의 안을 삭제한 개정법률안이 발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국내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세계최고 수준(132.7kg)으로, 내년 플라스틱 소비량은 145kg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장례식장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 통계를 살펴보면 장례식장 1곳당 연간 밥·국그릇 72만개, 접시류 144만개로 전국 장례식장 전체 연간 2억 1,600만개의 1회용 접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장례식장 사용 1회용 접시는 국내 합성수지접시 사용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장례업체 관계자들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대안과 장례문화 인식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숭례관 전병훈 실장은 “사실상 장례식장에서 1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기존의 시스템을 변경하려면 주방의 구조부터 식기, 식기세척기 등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이와 관련 비용에 대한 지원은 있는지,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해야 된다면 상당한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통영전문장례식장 김현수 부사장 역시 “법령이 개정된다고 해도 당장 시행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1회용품 없이 장례식장을 운영한다면 기존 3명의 도우미를 고용했다 치면 그 두 배의 도우미가 필요한 상황이 발생, 경제적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정용재 사무국장은 ‘식품진흥기금’을 언급, “식품위생법에 위반해 징수한 과징금과 기금의 운영으로 생긴 수익금 등으로 조성된 기금이다. 영업장의 시설개선 및 식품위생에 관한 교육·홍보사업, 소비자식품 위생감시원의 활동지원, 음식문화의 개선 및 좋은식단 실천 등을 위한 사업에 투입할 수 있는 기금이기에 이 부분을 활용하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새통영병원장례식장 김순환 실장은 “무엇보다 장례식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조문객들의 선입견을 무시할 수 없다. 1회용품 줄이기를 위해서는 조문객의 인식 변화, 장례문화인식 개선의 노력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지욱철 의장은 “1회용품 줄이기를 위해서는 서로간의 배려가 우선돼야 할 것 같다. 관계 법령이 개정되고 곧 시행되면 어쩔 수 없이 실천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 어렵고 힘든 과정이 되겠지만 개인이 아닌 모두를 위한 일이다. 정부를 비롯 통영시 차원에서도 장례문화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 및 계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은열 과장은 “오늘 간담회를 통해 장례업체 관계자분들의 애로사항도 청취했고, 1회용품 줄이기에 앞서 선도과제들이 어떤 것들인지 파악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장례문화와 관련 통영시민들의 인식개선 캠페인과 1회용품 줄이기 홍보 및 계도가 우선돼야 할 것 같다. 앞으로 통영시는 관계자분들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1회용품 없는 통영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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