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제166대 통제사 김영 각암비 복원기념 제막식

국법을 어기고 남망산 소나무를 베어다 백성들 집을 짓게 한 제166대 통제사 김영(1772-1850)을 기리는 통제사 김영 각암비석(統制使 金煐 角巖碑文)이 주민들의 힘으로 다시 세워졌다.

김영각암비복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백현백)가 주최하고 해풍김씨대종회(회장 김진우)가 후원한 제166대 통제사 김영 각암비 복원기념 제막식이 지난 5일 정량동 1339 일원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강석주 통영시장, 김미옥·김용안 시의원, 김영 통제사 후손 김진우 해풍김씨대종회장 및 총친회 회원, 정동배 한산대첩기념사업회 이사장,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통영고성지역위원장, 허도명 한산신문 대표이사, 정량동 주민 50여 명이 참석, 제막식을 축하했다.

제166대 김영 통제사는 1829년 지금의 정량동과 동호동의 경계인 덤바우골 인근 민가 수백호가 불타 없어지는 화재가 발생했을 때, 화재로 집을 잃은 주민들을 위해 남망산의 소나무를 베어 집을 지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김영 통제사는 금송령을 어긴 죄로 이듬해 파직을 당했다.

이에 주민들은 김영 통제사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덤바우골 근처 바위에 새겼으나 세월이 흘러 이 각암비는 1970년대 동문고개 도로개설공사로 인해 멸실됐다.

최근 김영 통제사 비석을 민들의 힘으로 다시 복원하자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정량동에서는 당시 주민들이 세웠던 각암비를 복원하고자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민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실시, 9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추진 기금마련을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했다.

추진위원회는 조흥저축은행(회장 박명용)의 모금활동 동참을 시작으로 사업비 2천만원을 확보, 각암비를 설치하게 됐다.

이날 제막식에는 각암비 복원에 힘쓴 김영각암비복원사업추진위원회 백현백 위원장에게 공로패가 수여됐다.

백현백 추진위원장은 “지금부터 약 190여 년전 금송령을 어기면 파직될 줄 알면서도 백성들에게 벌채를 허락하고 집을 짓게 해 추운 겨울을 나게 해준 제166대 통제사 김영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선조들에 의해 세워진 각암비가 1970년대 도로공사로 인해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로부터 50년의 세월이 흘러 마침내 우리가 지키지 못했던 선조들의 소중한 유산을 당시 김영 통제사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각암비에 세웠던 것처럼 다시금 우리 주민들이 힘을 보태고 마음을 모아 더욱 의미 있는 각암비를 복원하게 됐다. 이는 통제사 300년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 통제사 후손인 김진우 해풍김씨대종회장은 “정량동 주민들이 뜻을 같이 하고, 성금을 모으고 힘을 합해 각암비 복원을 위해 적극 노력해 주셔서 감사의 인사를 올리며, 기쁘고 감개무량함을 전한다. 저는 이 자리가 각암비 복원을 기념함과 아울러 앞으로 길이길이 보전하기 위한 다짐을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각암비 또한 통영의 역사가 되고 문화유산이 될 소중한 자산이며 여러분의 정성과 노력이 담겨 있으므로 또다시 훼손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제사 김영 장군께서도 각암비가 파손된 후 50년 동안 크게 상심하시다가 오늘 여러분의 은공에 감사하시고 기뻐하시며 이제는 마음 편히 영면하실 수 있을 것이다. 김영 통제사 후손인 저희들은 그 당시 할아버님께서 금송령을 어기고 소나무를 베어다가 집을 짓도록 어려운 결정을 하신 순고하고 거룩한 희생정신을 높이 받들고 배우며 여러분의 깊은 뜻과 노고를 잊지 않고 통영을 사랑하고 이곳을 자주 찾아오겠다”고 밝혔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초대 통제사였던 이순신 장군 만큼이나 김영 장군님께서는 백성을 크게 아끼셨고, 백성들은 그의 은덕을 기억하기 위해 이곳에 각암비를 세웠다. 다만 오랜 세월로 인해 각암비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각암비를 새긴 민초들의 뜻이 다시 이어져 오늘 우리 시민의 힘으로 각암비가 재건됐다. 통영시는 김영 장군의 뜻을 지혜삼아 시민들을 섬길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역구 의원인 김미옥 통영시의원이 제막식 기념 축사를 했다.
지역구 의원인 김용안 통영시의원이 제막식 기념 축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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