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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속리산 구간 산행기밤티재-문장대-문수봉-신선대-입석재-비로봉-천황봉-형제봉-피아재-비제

통영시외버스터미널에서 새벽 첫차에 몸을 싣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진주 시외버스터미널 경전여객을 이용 청주시외버스터미널에 닿았다.

청주시 청천면 용하마을까지는 시내버스를 이용했다. 용하마을 당산나무 밑에서 밤티재 아래까지는 지나가는 트럭의 덕을 보게 됐다.

고마운 분을 만난 덕분이다.

밤티재 밑에서 하차한 후, 밤티재까지 약 30분정도 도보로 땀을 흘린 끝에, 들머리를 만날 수 있었다. 그때가 14:20분경이었다.

문장대 동릉은 고요하다가 격하게 요동치는 음의 계단을 만나게 된다. 그야말로 암벽 오름 구간이다. 저음으로 내려깔린 소리는 파문을 일으킨다. 듣던 소문보다야 거칠은 정도는 덜했다.

나는 일반 대간 산행 시에는 배낭무게를 보통 텐트와 식수포함 25kg을 넘게 잡는다.

이날은 백두대간 산행 경험자들의 완강한 충고로 배낭무게를 현격하게 줄였다. 덕분에 거대한 바위 비좁은 틈새를 통과하는데 정교한 손놀림과 동작만으로도 충분했다.

밤티재에서 문장대까지는 입산통제구간이다. 문장대는 사방 천지가 확 트여 전망이 일품으로 엄숙하고 기가 찬 곳이다. 나는 이곳에서 또다시 인간의 삶과 죽음에 관해서 물었다.

지휘자에 취해 우는 긴 휘파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따금 웅장한 함성은 맘을 사로잡는 데 충분했다. 끊일 길 없는 생명의 근원은 이곳에서도 아리하게 펄럭대기만 하구나. 파르르 떠는 진동의 무게감을 감지할 수 있는 곳이다.

속리는 속세를 이별한다는 곳의 의미로 시적 구상이 특별한 곳임을 느꼈다.

이런 때 나는 늘 시와 비슷한 메모를 남기는데, 산시는 임자가 따로 있다고 느낀 탓에 산행 중에는, 시적 주제나 부제를 구상해 적어두는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이 구간도 특별한 소재를 발굴하게 된 것에 흥미롭다. 즐비한 고봉들은 일찍이 수도를 마무리하고 성불한 부처들의 천국이었다.

속세의 묵은 때를 벗기는 데는 짧은 시간이지만, 야간산행으로 흥미를 더하게 된다.

이번 구간도 마찬가지이다. 천황봉 아래 안내판 있는 곳에서 1박을 신고했다.

야간 산행 끝에 1박은 하늘과 산 그리고 몸을 뉘고 잠을 청하는 자와 한 통속이 되는 곳이다.

그렇지 않으면 두려움이 엄습해와 잠을 다독이는데 무진 애를 먹는다. 이곳 탑의 뾰족한 꼭대기는 우주를 접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너무나 근접해 보이는 하늘은 나에게 있어 늘 시적 공감대로 상당한 시적 상상력을 제공해 주는 주체이다.

다음날 새벽 5:30 경에 잠에서 깨어 무거운 몸을 끌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피아재를 거쳐 무진 고생길은 펼쳐진다. 이러한 행위는 늘 행복을 이끌어내는 방편이 된다.

형제봉을 지나서 갈령삼거리는 하산길이 유혹한다. 직진해 들어서면 지도상에는 두 곳의 암릉구간을 만난다. 별문제 없는 소소한 비릉지대가 나온다.

비재에 도착시간은 오후 13:00경이었다. 뒤돌아 아쉽고 고마운 마음인사를 남겼다. 경북 상주시 외서면 동관리 주유소까지의 하산 길은, 출렁대는 배낭으로 허리통을 느꼈다.

누적된 피로 때문이었으리라. 주유소 앞에서 경북 상주행 버스를 이용 상주시 시외버스터미널을 거쳐 대구 북부시외버스터미널을 지나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통영 가는 버스를 만났다.

속리산 산행구간은 의미 있는 시적 구상이 전개된 점에서 인상 깊다. 아래의 시도 그런 구도 하에 쓰인 나의 시들 중에 하나이다.

밤티재에서 문장대까지

완벽한 암벽지대를 빠져 나가려면/필히 소형 배낭 지참 권유한다/아홉 봉이 뾰족해 구봉산의 가부좌한 기가 몸밖으로 나와 펄펄 끓는데/속세와는 등 돌린 딴판인 천국의 맛이 도사리는 곳 곧 허리 낮춰 포복으로 기어야 하는 인생길이네/급상승 암벽길이 위험하고 로프에 의지한 채 찰지게 창공을 뻗어 오르는 길 영롱하다네/애달픈 마음 고뇌 잠시 벗어 두고 이길 와서 만나시오 하네 편하게 마르고 닳도록 몸 비비세/육신만 겨우 빠져 나갈 틈새를 가늠해보고 그대의 성지에 오래도록 혼쭐에 머무네/행여 썩은 동아줄에 몸상할까 염려로 도닥여도 보네/괜스레 천둥번개 치면 들길에서 날길까지 몸단속 삐꺽할까 궁리도 주어담네/정신 덜거덕 했다가는 혼이 홀랑 털릴까 염려에 골돌하네만 익숙해지니 그렇네/생사람 잡을까 착잡한 정신을 다잡아도 보네만 빠듯한 길 보통 넘는다네/문장대 확보하는 날 입산금지 매서운 불호령의 펄럭임 있다/확트인 시야를 그곳 가서 파라다이스를 확보하네

※ 문장대(文藏臺), 높이 1,054m. 충청북도 보은군과 경상북도 상주시 사이에 있는 산으로, 큰 암석이 흰 구름과 절경의 조화를 이룬다하여, 운장대(雲藏臺)라 부르기도 한다.

김보한 시인·시민기자

한산신문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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