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업과 조선업으로 대한민국 최남단의 경제맹주로 불리던 통영과 거제, 고성. 그 명성이 무색하다.

서울 부럽지 않은 첨단 유행과 문화적 안목 높기로 소문난 통영. 이미 조선시대부터 통영나전칠기, 통영소반, 통영대발 등 그야말로 통영이 브랜드명인 동시에 부유층의 위시리스트로 유명했다. 오죽하면 예향1번지라 부르겠는가. 

거제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산업 활황으로 개가 지폐를 물고 다닌다는 우스개소리가 있던 곳이었다. 소가야의 맹주였던 고성 역시 조선업이 전성기를 내달릴 때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 어렵다는 IMF도 쉽게 넘긴 곳이 이 지역들이다.

하지만 최근 통영, 고성, 거제 지역이 일제히 조선업이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위기에 직면했다. 3개 시·군은 고용위기지역에 이어 산업위기특별대응지역으로 나란히 지정, '종이호랑이'라는 오명을 지니게 됐다.

문제는 조선업 불황여파로 지역경제침체와 그에 따른 인구감소, 내리막을 달리는 관광산업, 위기지수 100%. 누구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지경이다. 

통영과 거제, 고성 3개 시·군이 고용 및 산업 위기지역 극복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선지 1년. 3개 시·군은 지난 16일 고성군청에서 행정협의회를 열고 고용 및 산업 위기지역 연장과 제조업 활성화 대책협의회 구성, 공동 관광마케팅 추진 등 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공동 대응 방안을 진단하고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고용·산업위기지역 연장과 함께 많은 성과도 있었다. 1,200억원 규모의 고성 삼산~통영 도산 간 교량가설 사업에서도 공동 전선을 구축 중이다. 고성군과 통영시는 사업추진협의회를 구성, 국토교통부 등에 건의할 계획이다.

관광 활성화 전략과 농특산물직거래 장터, 바다쓰레기 정화도 3개 시군이 함께 한다. 지역별 특색 있는 관광지를 골라 파워블로거 및 여행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팸투어를 진행하고 통영 한산대첩축제, 거제 옥포대첩기념제, 고성 당항포축제 등 관련 축제 때 이동식 관광안내소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모두가 살기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지만 지역 공동 발전을 위한 상생의 노력, 박수를 보낸다. '지방정부 협업'의 새로운 모델 탄생이라는 평가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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