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 시의원 3.1운동 100주년 독립운동가 발굴 제안
시 적극 수용, 미 발굴 독립운동가 전수조사 큰 결실

 
▲ 한산면에 보관 중인 범죄인 명부들.

통영시, 행형기록 등 대규모 전수조사
김기정 징토사건 규탄 16명 추가발굴
3대 5명 독립운동 허씨집안 집중조명
강석주 시장 "정부포상·서훈신청" 약속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에 앞장서고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던 통영 출신 독립운동가 176명의 이름이 100년이 지난 지금 그 빛을 발하고 있다. 

통영시가 항일독립운동가 176명을 새로 발굴한 결과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지자체마다 숨은 독립운동가 발굴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처럼 많은 수를 찾아낸 것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김미옥 통영시의회 기획총무위원장이 '통영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의 필요성과 독립유공자의 발굴'을 제안하고, 통영시가 이를 적극 수용한 결과이다.

통영시는 (사)대한민국지식중심(책임연구자 박철규 상임이사 겸 현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장, 연구원 김상현·이진우)에 의뢰한 '통영시 미발굴 독립운동가 전수조사 학술연구용역'을 통해 정부포상 및 서훈 신청 대상자 176명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용역사는 통영시에 제보 창구를 개설하고 국가기록원 부산기록관(역사기록관) 판결문, 형사사건부, 용의조선인명부 등 행형기록(行刑記錄) 등을 조사했다.

또 통영시 읍면동에서 소장하고 있는 일제강점기 범죄인명부, 수형인명부도 샅샅이 뒤졌다.
이를 토대로 문헌 자료 1,812건, 행형기록 753건, 범죄인명부에 수록된 2057명을 국립기록원 자료로 비교, 267명의 지역 출신 인사를 찾았다.

이중 앞서 정부포상을 받은 인물은 88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176명은 지금까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1919년 3·1운동에 참가한 독립운동가 37명 중 미포상자가 10명, 1927년 '김기정 징토사건' 규탄 운동 관련자 35명 가운데 16명도 포상에서 제외됐다.

김기정 징토사건은 '조선 사람에게 교육은 필요치 않다. 보통학교만 나오면 사상이 악화되어 불량한 짓을 하고 사회운동의 선봉이 된다'는 친일 망언을 한 김기정 경남도평의회 의원을 대상으로 벌인 통영의 대표적인 항일운동이다.

이 운동으로 박봉삼(항일운동 지도자), 이태원(징역 10월), 최천(징역 6월 집행유예 3년) 등이 건국훈장 애족장을 이미 받았다.

반면 함께 복역했거나 구속자 석방을 위한 시민궐기대회를 주도했던 김동근, 김상훈 등은 아직 포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제강점기 내내 독립운동에 헌신한 허 씨 집안 3대의 항일운동 사실도 이번 조사에서 추가 발굴됐다.

허언의 후손인 허 씨 일가 중 5남 승완(일명 허승환·1894년생), 7남 장완(1899년생)은 앞서 건국훈장을 받았다.

그런데 허승완의 아들인 창일(1913년생)과 지오(1915년생)도 항일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사실이 추가로 확인된 것이다.

허창일은 1944년 육군형법 위반과 조선임시보안령 위반으로 징역 10월 복역했고 1931년 고등경찰관계적록(高等警察關係摘錄) '항일강좌'에 명시된 허창유 역시 허창일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용역사의 설명이다.

허지오 역시 1930년 '대정8년 제령 제7호 위반' 혐의를 받았다. 이는 3·1독립만세운동을 경험한 일제가 독립운동을 탄압하기 위해 마련한 법률이다.

용역사 박철규 상임이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3.1운동 직후 40명, 1927년 김기정 징토사건 이후 39명, 1930년대 출판물 및 치안유지법 등 13명, 1940년대 태평양전쟁 전후와 8.15 해방 직후 64명 등 일제강점기 내내 통영군민의 치열하고 지속적인 독립운동 사실을 확인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이에 강석주 통영시장은 "김미옥 시의원의 발언이 그 단초가 돼 시작된 이번 조사는 역사에 묻혀있던 176명이라는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대단한 결실을 맞았다. 발굴된 독립운동가의 희생이 최대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포상과 서훈 신청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독립운동가 전수조사 최종보고회 모습과 첫 단추를 낀 김미옥 의원(왼쪽에서 세번째)이 3.1운동 100주년 행사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꿈틀꿈틀학생뮤지컬단 포퍼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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