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으로도 역효과가 날 가능성이 높다. 굳이 남망산에 들어서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중앙시장과 동피랑이라고 하는 통영 관광의 핵심 소비지 곁에서 덕을 보겠다는 것 아닌가? 중앙시장에서 소비하던 관광객들이 타워뷰 건물로 빨려들어가고, 그 수입을 업체가 가져가는 구조라면 지역경제에는 마이너스 효과가 날 수도 있다.

새로운 시장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게 아니라 기존 상권과 경쟁한다면 지역에 도움될 게 무엇인가? 지금도 시민들은 휴가철만 되면 교통체증으로 말도 못할 고생을 하고 있는데, 타워뷰로 인해 관광객이 늘어난다면 시민들의 고통은 더 커질 것이다.

남망산은 통영의 정체성이 묻어있는 곳이다. 여황산, 남망산, 강구안 축은 통영의 정신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정신을 팔아서는 안 된다. 자연문화유산인 남망산에 타워뷰 같은 상업위락시설을 세우는 게 과연 맞는 일인가.

시민의 땅인 공유지를 시민들의 동의와 공감 없이 시가 일방적으로 민간업체에 넘겨줘서 상업시설을 짓는 건 옛날 방식이다. 이젠 시민의 동의와 참여가 필수인 시대다. 타워뷰가 들어선다고 했을 때 시설의 관리, 수익 창출과 분배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담보되어야 한다.

지금도 아이들과 남망산의 시민문화회관과 조각공원을 찾으려면 주차할 곳이 없어 우왕좌왕하게 된다. 이 좁은 공간에 대규모 상업시설이 들어선다면 교통난을 도대체 어떻게 할 건가?

진입 도로를 정비하지 않고는 타워뷰 시설을 운영할 수 없을 것이다. 이 부분은 모두 시가 떠안아야 할텐데, 왜 민간업자를 위해서 시민들의 피땀어린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가? 이 문제는 이순신 공원에 타워뷰를 짓는다 해도 마찬가지다. 열악한 진입도로를 해결하려면 막대한 세금이 투자되어야 한다.

지금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사소한 것도 공공에서 친절하게 서비스하는 시대다. 문자와 우편물도 보내주고, 앱 서비스도 다양하다. 그런데 시민들의 삶의 흔적이 배어있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를 민간업자에게 넘겨주고, 대규모 시설을 세우는데, 왜 통영시는 아무런 정보도 시민들에게 제공하지 않는가? 시민들의 뜻을 진지하게 물은 적이 있는가? 얼렁뚱땅 공청회 한 번으로 입막음을 할 순 없다.

시와 업체가 협약을 맺고 나서 공청회를 한다고 하는데, 이미 다 결정해놓고 물어보면 뭐하나. 시민들이 원하는 건 110m 타워를 세울지 말지를 시민들이 결정하는 것이다. 시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시청과 시의회는 시민들의 뜻을 받아서 집행하는 기구이다. 자기들 마음대로 하라고 넘겨준 권한이 아니다. 시민들의 공유지는 시 행정부의 사유지가 아니다.

높이 110m는 목조타워로서는 세계 최고이기 때문에 홍보 효과가 높고,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으리라 주장하는데, 현재 100m 높이는 상식이다. 10m를 갖고 세계 최고라고 하면 사람들이 웃는다. 70~80년대에 써먹던 낡은 홍보방법이다. 준공하기도 전에 더 높은 건물이 등장할거다.

110m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풍광이 최고의 경쟁력이 될텐데, 관광객들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겠지만, 시민들은 매일 밑에서 위로 올려다봐야 한다. 위압적인 건물을 올려다보며 살아야 하는 시민들의 답답함을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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