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봇물, 민간 병원 강제 어려워‥정부 지원 절실

거제시 유일 응급분만을 담당하고 있는 대우병원이 분만실과 신생아실 등 산과 폐쇄를 예고, 파장이 일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병원과 거제시청, 보건소 등에 진료 재개 요청 등 여론을 형성하고 있지만, 저출산 재정적자 누적으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미 대우병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는 2020년 3월 1일부터 불가피하게 산과 운영을 중단한다고 공지한 상황이다.

대우병원은 인구 25만 명 거제시에서 급격한 출산율 감소 속에서도 지역 내 종합병원으로서는 유일하게 산과를 운영해오던 병원이었다.

산과 운영 병원이 대우병원을 포함해 3곳 있었으나, 종합병원급 중에는 대우병원이 유일, 지역에서 발생하는 응급분만은 사실상 대우병원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조선경기 침체로 인한 인구감소와 저출산 요인에 더해 타 지역에서 출산 준비를 하는 산모들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진주 등 30분 이내로 이동 가능한 주변 지역에 대형병원들이 들어서면서, 대우병원은 재정적 적자에 시달리는 등 대내외적 어려움에 부딪혀 끝내 산과 폐쇄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단 몇 건이라 하더라도 지역 응급 분만 등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거제 시 내 산과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거제시 맘카페에서는 대우병원은 물론 거제시청, 보건소 등에 민원을 제기하는 운동을 제안하는 등 문제를 공론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한 회원은 "의료 낙후지역도 아니고, 젊은 세대가 그래도 어느 정도 있는 지역인데, 의료에 대한 수준은 점점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거제에서 출산해야 하는 산모들도 있을 텐데 어쩌라는 건지"라며 우려를 표했다.

지역 주민들은 병원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경영논리에 밀려 필수 진료과인 산과가 폐쇄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한 달 몇 건의 분만을 위해 산과를 유지하기에는 민간병원인 대우병원이 짊어져야 하는 재정 적자가 심각, 해당 병원에게 부담을 지을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출산율 저하 등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산부인과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공공의 역할을 위해 민간 병원임에도 적자를 감수하며 산부인과를 유지하는 병원들도 있지만, 산부인과 저수가 속에 병원 홀로 버티는 것도 쉽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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