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굴 껍데기 자원화 위한 제도개선 연구보고회
김 채묘용 굴 껍데기 활용…국가주도 세척공장 설립 제안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방치된 굴 껍데기의 효율적 활용방안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 굴수하식수협 등 관련 기관 단체가 머리를 맞댔다.

특히 중국산 굴 껍데기를 수입해서 쓰는 한국김종자생산자연합회에서는 국가사업으로 통영·거제에 굴 껍데기 세척공장을 마련하자는 의견을 제시, 굴 껍데기 처리방안에 돌파구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주관하고 해양수산부가 주최한 ‘굴 껍데기 자원화를 위한 제도개선 연구 보고회’가 지난 19일 굴수하식수협에서 개최됐다.

이 자리에는 해양수산부, 경남도, 전남도, 거제시, 통영시, 굴수하식수협, 한국김종자생산자연합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과 한국법제연구원에서 굴 껍데기 자원화 제도개선 방안 마련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굴 껍데기 발생 및 처리 현황에 따르면 전국 굴 패각 발생량은 매년 23~31만 톤으로 추정, 비료로 약 62%를 활용하고 23%가 방치되고 있다.

국내 굴 껍데기 자원화 활용 저해요인으로는 ▲코팅사 완전 제거의 어려움 ▲‘사업장폐기물’로 배출, 운반·처리까지 전 과정 관리로 운반비 등 과다 소요 등이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국내 법·제도 동향을 살펴보면 국내에서는 굴 껍데기는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굴 패각은 사업장일반폐기물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유사 입법례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수산부산물에 대한 종합적인 입법을 추진, 굴 패각은 예외규정을 통해 자원화 근거를 마련했다. 미국에서는 재활용이 예정된 물질은 폐기물이 아닌 자원의 일부로 간주, 연안어장 조성 및 어장환경 개선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외에서 굴 껍데기를 자원화한 사례로는 ▲영국 조개껍질을 활용한 준설 지역 종 복원 ▲네덜란드 인공사주 조성, 필터제 활용 ▲미국 굴 서식장 종 복원, 굴 산호초와 해안선 서식지 ▲일본 비료 및 사료 활용 ▲브라질 굴 패각 혼합된 벽돌 제작 등이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국내 굴 껍데기 자원화 연구개발(R&D)을 분석, ▲하수처리 ▲연안환경개선 ▲연안생태환경 복원 ▲비료 ▲건축자재 ▲탈황원료 ▲석회생산 ▲칼슘계 제품 ▲김 채묘용 등 9개의 자원화 방안을 제시했다.

이재영 한국김종자생산자연합회장은 “김 채묘용 굴 껍데기를 거의 중국에서 수입해서 쓰고 있다. 몇몇 회원들은 통영이나 여수 등을 다니면서 굴 껍데기를 수급해 보고자 노력했지만 인건비나 비용문제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굴 껍데기를 세척하지 않고 운반을 하면 폐기물 운반법에 걸린다는 것이다. 한국 굴 껍데기를 재활용 하고 싶지만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지홍태 조합장은 “김 채묘용으로 활용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하프셀을 하는 공장을 활용하는 것이다. 제품도 좋고 100%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차선책으로는 자숙공장을 활용하는 것인데 이곳 굴은 세척이 완전히 돼 나온다. 선별작업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지만, 굴 박신 작업자들에게 자체적으로 선별을 맡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한국김종자생산자연합회 정형운 이사는 “조합장님 말씀에 동의한다. 하지만 제가 봤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세척이 문제라고 본다. 우리가 통영에 와서 굴을 선별하더라도 세척되지 않은 굴 껍데기를 운반하는 것은 폐기물 관리법에 적용된다. 정부차원에서 통영이나 거제에 세척공장을 지어 세척만 처리해준다면 굴 껍데기 활용이 용이해 질 것이다. 정부에서 지원을 해준다면 쌓여있는 굴 껍데기를 활용에도 도움이 되고 김 채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굴 껍데기를 실질적으로 자원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순 해수부 양식사업과 사무관은 “좋은 의견이지만 세척공장 부분은 협의와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다. 지홍태 조합장 제안해주신 것처럼 공장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안인 것 같다. 제안해주신 의견들을 참고로 굴 껍데기 자원화 제도개선을 위한 방안을 찾아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