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옥 시의원…조례제정과 근대문화유산 보존 앞장 1등 공신
서호동 장공장, 이중섭 거주 도립나전칠기양성소…문화재 절차

국가등록문화재 제777호. 보존가치 넓은 유적을 면과 선으로 구획해 국가가 보존에 나서는 통영 근대역사문화공간에 붙여진 행운의 번호이다.

세계 3대 미항이자 조선시대로부터 예향으로 유명했던 통영의 도심 근대거리와 예술인들의 흔적이 서린 옛집들이 나라의 공식 문화재로 대거 등록, 지역경제 활성화에 단단히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 사업의 단초는 김미옥 시의원이다. 통영 근대화와 일제 침략이라는 양면성으로 헐리고 불타고 홀대받는 근대문화유산들을 보존할 수 있는 법을 최초로 발의하고, 제정한 시의원이다.

2017년 통영시의회는 제174회 임시회에서 '통영시 근대 건조물 보전 및 활용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당장 철거 위기에 놓인 근대 건축물을 보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앞서 김미옥 시의원 주최로 열린 '통영 근대 건축물 보존과 활용 방안 세미나'에서 첫 출발한 이 조례는 19세기 개항기부터 1960년대 산업화 이전에 건립된 역사· 산업·예술적 가치가 있는 건축물이나 시설물을 보존, 역사 및 관광자원으로 활용하자는 취지로 제정됐다.

통영시와 함께 근대문화유산 목록화 사업도 진행했다. 그 결과 일본식 간장을 만들던 서호동 장공장 건물과 천재 화가 이중섭이 기거하면서 나전칠기 교습생에게 도안을 가르쳤던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 등을 통영시가 매입해서 보존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었다.

통영시는 총 14억 여 예산을 투입, 두 건물매입을 완료했으며 현재 등록문화재 절차가 이미 진행 중이다.

최대 500억원의 예산이 지원되는 근대역사문화공간 사업에서도 문화재청 공고에 따라 조례가 제정된 도시는 경남에서 통영이 유일, 경남 대표 선수로 통영만이 응모, 문화재 등록의 쾌거를 안았다.

근대문화유산과 항일운동에 깊은 관심을 가진 김미옥 시의원은 "일제 강점기 근대문화유산들이 하루가 다르게 허물어지고 있다. 한 세대만 더 내려가도 기억조차 사라질지 모른다. 더 이상 홀대할 것이 아니라 이제 기록과 보존,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첫발이 시민과 힘을 모은 근대문화유산보존 조례였다"고 강조했다.

또 "이 조례가 이렇게 큰 결과를 만들지 몰랐다. 무엇보다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통영시가 시민들과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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