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은 혁명이다"

상당히 이율배반적 정의다. 하지만 이 명제를 통영이 증명했다.

우리가 한낱 낡은 것, 오래된 것, 가치 없는 것으로 치부하고 있었던 일제강점기 근대문화유산이 국가지정 등록문화재 제777호, 이른바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됐다.   

그 면적만도 통영시 중앙동과 항남동 일대, 오행당 거리까지  14,473㎡(149필지, 4천378평)으로 엄청나다.

하지만 단순 보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문화재청 근대역사문화공간 재생활성화 사업 대상지로 선정, 향후 5년간 최대 500억원의 예산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덤으로 얻었다.

이제는 원도심이 더 이상 낡은 것이 아닌 통영의 정체성이자 오래된 미래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에 당면한 것이다.

당장 기초학술조사 연구를 비롯 종합정비계획 수립, 중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문화재 보존과 관리·활용 방안을 마련, 연차적으로 진행된다.

통영은 4백년 전통의 통제영 12공방과 반세기를 넘은 통영한산대첩축제, 도시 전체에 살아  숨 쉬는 윤이상과 통영국제음악제 등 수많은 문화예술자산이 함께 숨 쉬는 곳이다.

여기에 더해 근대문화유산 거리와 예술가들의 옛집이 새로운 형태의 역사교육과 관광자원으로 활용된다면 통영은 그 이름만으로도 명품이 될 것이다.

원도심도 살리고 새로운 도시디자인 사업, 이른바 또 다른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패한 목포처럼 시민들이 데코레이션 개념이 돼서는 안 된다. 우리 삶 속에서 그 역사성이 재해석 될 필요가 있다.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획일적인 도시 화장법에서 벗어나 통영만의 체질에 맞는 매력을 찾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전통과 현재, 그리고 미래가치를 가지는 여러 가지 모자이크로 구성된 문화적 그물을 잘 엮어 잔잔한 호수에 빗방울이 떨어지듯 서로 영향을 받으며 발전해야 한다.

낡음의 가치가 통영 문화도시 새 옷이 되고, 그 보존의 혁명이 얼마나 위대한 미래가치를 창조하는 지 이제, 우리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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