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설치된 육교 바다 위 덩그러니 흉물
세병관 가리고 어선 통행 불가…관광산업 역행

 

한산신문 창간 30주년 통영상생 특별기고
도시경관과 디자인①-강구안 친수공간 문제 


지난번 통영시장 선거를 끝으로 '통영에 대한 생각'을 접어버리고 '아무것도 안하기'를 하기로 하였다.

인생의 이 늦은 황혼기에 모처럼 휴식을 찾은 듯하다.

도봉산 아래 작은 화실을 마련하여 '자자방'이란 이름을 붙였다. 자자방(自自房)이란 자연과 자유를 묶은 뜻이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통영에 내려와서 그림을 그리고 올라간다.

눈에 아무것도 안보이면 좋겠는데 눈에 띄는 것을 보니 '아무것도 안하기'란 오히려 고통을 주는 것 같아 통영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해본다.

강구안의 다리 구조물

강구안의 친수공간 조성문제는 필자가 현직에 있을 때 시작된 일이다.

'친수공간 사업'이란 해양수산부에서 100% 예산을 충당, 여객선이 다니지 않는 항구를 지자체에 돌려주고 그 자리에 친수공간을 만든다는 프로젝트였다.

중앙부처의 예산이란 '먼저 본 자가 임자'란 말이 있듯이 적극적으로 달려들면 많은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

김영복이란 매우 유능한 계장에게 필자가 구상하는 대로 예산을 딴다면 '승진은 물론이고 문화마당에서 자네를 업어주겠네'하였더니 이 친구 신바람이 나서 무려 1천200억의 상당한 예산을 따 내려왔다.

이렇게 큰돈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 산양읍 삼덕항이 너무 비좁으니 산양읍 중화동에 큰 항구를 만들고, 둘째 새로운 어항을 한실 쪽에 만들고, 셋째 항남동의 세관 앞 수심이 낮으니 그곳을 파내어 관광크루즈선이 접안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통영의 지도가 바뀔 수 있는 일이었는데 그 후로 이 일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해수부에서 강구안 친수공간에 대해 용역을 주어 디자인을 해왔다. 그 내용을 보니 참으로 엉터리 짓을 해온 것이 아닌가.

두 가지가 큰 문제였다. 하나는 항남동과 남망산을 잇는 다리 문제이고 또 하나는 강구안에 어선이 들어올 수 없도록 한 것이었다. 

항남동과 남망산을 잇는 다리 문제는 육교를 만들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었다.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이것을 디자인한 업체의 디자이너를 직접 불러서 타일렀다.

"이렇게 큰 구조물로 통영항을 박아놓으면 세병관이 보이지 않는다. 욕심 부리지 말고 편안한 나무다리를 놓아 사람이 건너갈 수 있게 해 달라" 어선이 들어올 수 없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주로 한산도 등지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은 이 항구가 중앙시장으로 연결하는 통로이다. 관광이란 생선을 푸는 장면을 보는 것도 관광이다. 어선이 대일수 있도록 해달라"

필자가 시장직을 그만두고 나니 도루묵이 된 것 같다.

강구안을 지나면서 보니 크게 파일을 박고 있다. 육교를 만든다고 한다.

지금이라도 중단 시킬 수 없는가!

지금 이것을 막을 수는 없다고 한다. 버스 지난 뒤 손드는 격이라나.

버스가 지나도 달려가서 버스를 막아 세우면 된다. 지금이라도 공사 중단 시키고 겸손한 다리를 놓으면 된다.

그곳은 옛날 수책이 있었던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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