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초, 학교 앞 현수막 제작 학생 응원 ‘감동’
-코로나19 발길 끊긴 문구점…“아이들이 그립다”

코로나19 여파로 입학식은 물론 개학식까지 수차례 연기, 결국 ‘온라인 개학식’이 치러지면서 학생과 교사가 화면으로 만나게 됐다.

랜선으로 마주하게 된 아쉬운 개학식을 앞두고 유영초등학교(교장 조필제) 교사들은 학생들을 그리워하는 마음 담아 학교 앞 현수막을 걸었다. 예정대로였다면 새로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건네는 환영의 인사말이 담길 계획이었다.

부산교육청에서 진행하는 릴레이 행사를 우연히 보게 된 유영초 진경권 교무부장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현수막을 통해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결심했다. 진 교무부장의 제안에 유영초 교사들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 ‘그립다! 선생님하고 부르던 너희들 목소리!’란 현수막을 학교 앞에 걸었다.

그는 “코로나19로 학사 일정이 연기되면서 학부모와 일대일 면담을 개별적으로 진행했다. 아이도 부모님도 모두 힘든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어려운 상황을 함께 극복했으면 하는 마음과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 등 아이들을 위한 모든 마음을 현수막에 담았다. 응원을 담은 현수막이 아이들과 학부모, 학교 앞을 지나가는 분들 그 누구에게라도 힘이 된다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언제 맞이할지 모를 현장 개학, 유영초등학교 교사들은 언젠가 마주할 학생들을 위해 교정을 새 단장하고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진 교무부장은 “새 학기 시작에 아이들 없이 텅 빈 학교를 보면 마음이 많이 허전하다. 빈 교실을 깨끗이 청소하고, 페인트칠 하고, 운동장에 소금을 뿌리며 아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교사들은 코로나19가 조기 종식돼 학생들을 만날 그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수업이 많아 아쉽지만 아이들에게 제일 중요한건 무엇보다 건강이다. 건강하게 아이들을 만나길 바란다. 교정에 꽃이 많이 폈고, 봄은 성큼 다가왔지만 아이들은 교정에 없다. 아이들이 있어야 봄이 더 필텐데…”하고 아쉬움을 표했다.

신학기의 떠들썩함, 함께하던 자리를 텅 빈 교실로 맞이하게 된 지금, 유영초등학교 교사들은 절망 대신 희망을 내걸며 학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쓸쓸한 건 비단 텅 빈 교정뿐만이 아니다. 학교 앞 발길 끊긴 문구점 역시 한산하다.

유영초등학교 인근 유영학우사는 18년 동안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킨 통영 터줏대감 문구점이다. 유영학우사 사장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일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유영학우사 사장은 “학교가 쉬다보니 문구점을 들르는 아이들의 발길도 끊겼다. 겨울방학에 이어 바로 코로나19까지 겹쳤다. 문구점을 오래 운영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등교하지 않는 일은 처음이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그는 “경제적 타격감도 물론 상당하다. 우리 같은 소형 문구점은 자본이 많지 않아 더 힘들다. 준비물을 사러오던 아이들, 자주오던 아이들이 오지 않으니 많이 보고 싶다. 학교 앞에 걸린 현수막을 보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코로나19가 얼른 끝나서 건강하게 아이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해가 한껏 더워진 봄의 오후, 언제쯤이면 선생님과 친구들이 사장님과 아이들이 웃으며 만날 수 있을까.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어서 바이러스를 이겨내고 봄을 피워낼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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