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은 고대엔 지극히 한적한 한 변방의 고을에 불과했다. 강구(江口)안은 그야말로 조용한 해안선의 한 점에 더불어 했으리라.

해안선은 안띠산(여황산)과 분산(分山, 천함산) 기슭을 따라, 들쑥날쑥 끊일 듯 말 듯 자연에 동화된 리아스식 연안이었다. 이때쯤 현재 남망산은 간조 만조를 통해, 섬이거나 뭍의 기능을 톡톡히 누렸으리라 상상해 본다.

강구안은 점차 논밭을 가꾸고, 고기를 잡는 반농반어민의 생활수단을 위한 한 방편의 장소로,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 근접한 포구로 자리매김 되었었다.

문화동 간창골에서 박석골 아래쪽으로 흐르는, 주변 자잘한 냇물이나 오폐수를 부담 없이 받아주는 곳이었으리라. 아무래도 그곳은 각종 치어들의 놀이터였음은 틀림이 없을 것이다.

이 강구안은 삼도수군통제영이 설치되어 인구가 유입되고 융성해짐으로 해서, 새롭게 각광 받는 장소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그때부터 본 역할은 눈부시게 되었다.

그 주변부는 일제강점기와 근대시절 그리고 현대화 초기를 거치면서, 항남 1번가 앞의 도깨비골목과 서호시장 해변과 두룡포 즉 현재 한전 앞 일대나 강구안 근처들이 매립되면서, 옛 자취를 완전히 지우는 과정을 거침없이 넘어왔다.

강구안은 역사적인 변천 속에서도 어부들 삶의 교두보로서 역할을 했고, 태풍 등 재난에 의한 국고의 손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장소로서는 여기만한 데는 없으며, 정박 후 교통편의의 입지적 조건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또한 애향인이나 관광객이 동피랑 서피랑 또는 근접해서 강구안 배의 무리 군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게 느낄 수 있는 대상이었다. 한때는 부산에서 여수간의 뱃길 항로의 중간 귀착지로서의 구실로서, 충무·통영경제의 한 축으로서의 몫을 다해 왔던 곳이다. 

근자에 들어 강구안의 최신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가뜩이나 좁았던 공간이 더 축소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강구안은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의 활성화에 지대한 몫을 해 온 곳이다. 주위 미관의 환경을 최고급화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사안이다. 하지만 강구안의 기능을 반항구적인 환경으로 도배를 해서는 안 된다.

현재 텅빈 강구안의 이야깃거리가 사라진 저곳을 보라고들 한다. 무대는 있고 관중이 썰렁한 그곳을 상상해보시라. 중앙시장과 서호시장 그리고 항남동 상가 상인이나 상점의 점주들은, 근자의 호황이나 불황에만 안주하거나 탓할 때가 아니다.

강구안과 선박은 바늘과 실과의 관계이다. 선박은 강구안 일대의 경제 활성화에 한 몫을 한다. 상가 내의 어물전이나 해산물 또는 자연산 혹은 양식산 그리고 수입활어 등, 조건을 가리지 않고 유통의 효과를 도와주는 주된 요소로 남았다는 것이다.

소비자는 어깨를 들썩이는 배와 펄쩍대는 활어들의 생동감에 심리적 동요도 함께했다. 외지 방문객들은 강구안의 선박에 시선이 동요되고, 그 결과 중앙시장과 서호시장 그리고 주변상점에 관심이 쏠리게 된다는 점을 놓여서는 안 된다.

1차적으로 흥하고 망하는 것은 소로시 강구안 주변 상인과 상점 점주에게 간다. 2차적으로는 통영경제와 직결된다는 염려가 크다.

강구안은 부의 상징물로 전략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쉬 접근할 수 있는 잔잔한 놀이터야만 한다. 분통터지는 일이 되지 않게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한다. 가장 통영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믿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때가 곧 지금인 것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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