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유, 초1·2, 중3, 고2 6천197여 명 등교
학교·학년별 격일제 등 탄력운영…원격수업 병행

서울 이태원발 코로나19 여파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고3 등교에 이어 지난 27일 유치원과 초1·2, 중3, 고2 등교가 시작됐다.

통영 관내 유치원·초1·2, 중3, 고2 학생 6천197여 명이 등교했다. 예정된 개학일 3월 2일 이후 87일만의 개학에 마스크를 쓰고 학교로 향하는 학생들은 긴장과 설렘이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통영여자중학교(교장 이삼봉), 동원중학교(교장 배문숙) 3학년 학생들은 오전 7시 50분부터 교문을 들어섰다.

학교 길목에서 만난 학생들은 반가운 인사를 나눴으며, 오랜만에 만난 교사들과도 정답게 인사했다. 반가움도 잠시, 각 학교 중앙현관에는 담당교사가 열화상기를 통해 발열 체크를 진행, 학생들은 1m 이상 거리두기를 시행하며 손 소독에 철저히 임했다.

통영여중은 5월 1일이었던 개교기념일 기념품으로 다육식물화분을 준비했고, 동원중은 마스크·물티슈·간식으로 구성한 간식 꾸러미를 마련해 중3 학생들의 새 시작을 응원했다.

특히 올해 첫 개학을 맞은 새내기 1학년 초등생들에게는 이날 등교 개학은 특별했다.

드디어 학교에 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1학년 아이들은 자신 몸보다 큰 가방을 메고, 부모님 손 꼭 잡고 학교에 들어섰다. 다부지게 쓴 마스크 위로는 싱글벙글 웃음이 엿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 8시 죽림초등학교(교장 서광훈)에서는 교사 및 교직원들이 이른 아침부터 교문 앞에 나와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어머니, 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손을 잡고 하나둘씩 교문을 들어선 학생들은 차례대로 발열 검사를 받고 손 소독도 꼼꼼히 받았다.

발열 검사를 마친 새내기 초등생들은 각자의 반이 적힌 팻말에 줄지어 서서 처음 만나는 친구들과 인사를 나눴다. 교사들도 그토록 기다렸던 아이들과의 첫 만남을 미소로 화답했다. 학부모들은 처음 학교에 발을 내디딘 자녀들의 모습을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았다.

아이들은 앞으로 학교생활을 함께 할 담임교사의 얼굴을 확인하고, 담임 소개가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내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학교 속 거리두기’, ‘생활 속 마스크 착용’ 등 교장 당부 말씀에 “마스크는 내가 직접 챙기고, 스스로 써야해요”라며 씩씩하게 대답하기도 했다.

서광훈 교장은 “코로나19로 엄중한 사회를 처음 맞이하면서 선생님들이 하셔야 할 몫을 가정에서 해주심에 깊이 감사드린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건강관리, 학습지도, 생활지도, 인성지도 등을 잘 지도해주시고 이끌어 주셨다. 학교에서는 발열 체크부터 각 교실 소독 등 코로나19 대비를 철저히 해서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나갈 것이며, 아이들이 바람직한 모습으로 자랄 수 있도록 교직원 모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내기 학생들에게는 “여러분 모두를 환영한다. 몸과 마음과 생각의 깊이가 잘 자라도록 여러분들의 교육을 돕겠다. 학교에 와서 친구들과 만나면서도 ‘학교 속 거리두기’를 실천해서 멋진 죽림초 어린이로 자라나길 바란다”며 입학을 축하했다.

같은 시각 용남초등학교(교장 김성은)에서도 1·2학년 첫 등교를 맞아 다양한 행사를 펼쳤다.

교문 앞에서는 통영소방서의 협조로 발열 검사가 진행, 교직원들은 손수 만든 사탕 목걸이를 학생들에게 걸어주며 행복한 학교생활의 첫 시작을 축하했다. 교문 입구에는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첫 등교를 기념할 수 있는 포토존을 설치,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했다.

김성은 교장은 “봄꽃이 아무리 화려하고 아름답게 피더라도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재잘거림보다 아름답지 못함을 절실히 느낀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교육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교장 훈화에 이어 초1 학생들은 담임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각자의 교실로 향했다. 부모들은 자녀들과 헤어지기 전, 마스크를 잘 착용했는지 한 번 더 아이들을 챙겼다. 아쉬운 마음으로 손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교실로 이동 후 그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도 한참을 교문 앞에서 서성이기도 했다.

1학년을 등교시킨 한 학부모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긴 했는데, 학교에 보내도 되는 건지 여전히 불안하다. 학교와 선생님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바라는 마음이다. 아침에 새 친구들 만나러 간다고 좋아하는 아이를 보니 마음이 찡했다. 우리 학부모들은 학교와 선생님을 믿고 학교에 보냈지만 걱정이 크다”며 불안함을 드러냈다.

통영 각급 학교는 교육부와 통영교육지원청이 마련한 등교개학 세부지침에 따라 학교 밀집도 해소를 위해 학생 수 60명 이하 소규모 초·중학교를 제외한 학교는 교내 등교 인원이 전체 학생의 2/3를 넘지 않도록 했다.

또 한 학급을 홀수 번호와 짝수 번호로 나눠 등교하는 등 학년별, 학급별, 요일별로 구분, 등교수업과 온라인 원격수업을 병행한다. 20~25명 이상 과밀학급의 경우 학교 내 특별실을 이용하거나 교실 내 사물함을 교실 밖 복도 등에 옮겨 공간을 확보, 책상을 배치해 거리를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통영교육지원청과 각 학교는 등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열 등 이상증세를 꼼꼼히 관찰하고, 유증상이 나타날 경우 즉시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