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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쓰레기가 예술작품으로…바다 살리는 ‘비치코밍’
  • 박초여름‧강송은 기자
  • 승인 2020.08.14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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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플라스틱의 역습 ‘바다를 지켜라’>

해양쓰레기 문제, 통영의 현재를 진단한다
지구를 살리는 지구 버릴 것 없는 가게 ‘지구’
지구별을 친환경 행성으로 ‘지구별 가게’
쓰레기의 화려한 변신, 바다 살리는 ‘비치코밍’
수산1번지 통영, 해양쓰레기 해법 찾기

 

‘에코에코협동조합’ 2015년 행안부 마을기업 지정
해운대 바다쓰레기 재활용 기념품 제작 ‘환경보호’

에코에코협동조합 화덕헌 이사장은 2015년 바다쓰레기의 심각성을 깨닫고 환경보호를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에코에코’는 환경을 뜻하는 ‘eco’와 메아리라는 뜻의 ‘echo’를 합한 단어다. 그해 에코에코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창업지원을 받고 해운대 마을기업으로 지정됐다. 22명의 조합원들은 해운대의 역사와 환경 주민들의 생활과 활동에 어울리는 사업구상에 집중했다.

특히 해운대는 부산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라 배출되는 쓰레기가 많은 점을 기인, 쓰레기 재활용 사업을 시작했다. 쓰레기를 재사용하면 환경보호와 더불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또 바다쓰레기를 줍는 활동으로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고, 바다쓰레기를 재활용한 기념품을 제작한다는 아이디어를 기획해 해운대구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1등을 수상했다.

화덕헌 이사장이 처음 주목했던 것은 ‘고철’이다. 해운대에 있는 고물상을 돌아다니며 다시 사용해도 될 만한 고철을 모아 탁상용 조명기구, 스피커 증폭기, 로봇모형 등을 만들었다. 하지만 고철 재사용으로 비용절약, 환경보호를 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판로의 어려움을 겪었다.

두 번째는 ‘페목재’다. 나무를 심고 가꾸어 목재로 사용되기 까지 30~40년의 시간이 걸린다. 이 목재가 일회용으로 쓰인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해운대에서는 대략 하루에 100개, 1년에 3만여 개의 현수막이 수거된다. 에코에코협동조합에서는 현수막 막대기를 수거해서 테이블, 의자, 등을 만들었다.

세 번째는 ‘파라솔’이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해운대 모래사장에는 파라솔이 끝없이 펼쳐져있다. 여름 한 철이 지나면 많은 파라솔은 버려진다. 파라솔 면은 촉감도 좋고, 색도 다양해 디자인이 예쁜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에코에코에서는 버려지는 파라솔을 깨끗이 세탁한 다음, 말리고, 다리고, 색을 맞춰 재단했다. 가방, 모자, 지갑, 필통 등을 만들었다. 파라솔 재활용 사업은 에코에코협동조합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만큼 사람들의 관심도 높았다. ‘해운대’라고 적힌 한글이 쓰여 있는 가방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기념품이 됐다.

화덕헌 이사장은 “면실의 재료인 목화 농사를 위해 농업용수가 많이 들어간다. 티셔츠 1장을 만들기 위해 목화를 재배하려면 대략 1톤의 농업용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물 1톤은 우리가 마시는 2리터 크기의 커다란 생수병 500개의 분량으로 어마어마한 양이다. 파라솔은 티셔츠보다 무게나 크기가 10배가 넘으니 파라솔 하나 재활용하면 10톤의 농업용수를 아끼는 것이다. 이렇듯 파라솔 재활용 사업은 단순 재활용의 가치를 뛰어넘어 지구 환경을 살리는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해운대 바다기념품 홍보관 ‘바다상점’
바다에서 보물찾기 ‘비치코밍 활동’

에코에코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운대구 관광기념품 홍보관 ‘바다상점’을 운영했다.

상점의 내부는 재활용품 매장의 특성을 살려 화물운반용 파레트, 현수막 막대기, 가구공장이나 공사장에서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 나무를 수집해 진열장을 만들었다. 아무렇게 버려진 낡은 가구를 주워 수납공간으로 재활용하고, 고물상에서 구해온 쇠로 만들어진 컨테이너 문짝은 자석기념품을 부착하는 진열장으로, 폐자전거 손잡이를 벽에 걸어 모자걸이로 활용했다.

이곳에서는 엽서나 열쇠고리, 냉장고 자석 등 해운대구 기념품을 판매했고, 에코에코협동조합이 비치코밍 활동으로 구한 바다쓰레기로 만든 특이한 기념품도 함께 팔았다. 또 지역 작가들의 제품까지 진열, 독특하게 해운대를 알렸다.

비치코밍(beachcombing)은 해변을 뜻하는 ‘비치(beach)’와 빗질을 뜻하는 ‘코밍(combing)’이 합해진 말이다. 말 그대로 바다를 빗질하듯 바다 표류물이나 쓰레기를 줍는 활동을 의미한다.

당시 해운대 청사포에 회사가 자리하고 있었던 에코에코는 바다에 떠내려온 쓰레기들을 보게 됐다. 이미 바다를 떠다니는 쓰레기의 양이 상당하고 그 폐해도 큰 만큼, 직접 바다쓰레기를 줍는 활동이 육지쓰레기의 해양 유입을 막는 활동과 병행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치코밍을 하면서 바다쓰레기를 주워보니 대만 맥주, 중국에서 만들어진 두유병 등 각 나라에서 떠내려온 제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화 이사장은 “스티로폼 하나가 먼 바다로 나가면 700만 조각으로 부서진다. 부산인구가 350여 만명인데 700만개로 부서진 플라스틱 조각을 부산 전 인구에 2조각씩 주고도 남는 숫자다. 이것이 먼바다로 떠내려가기 전에 건져내면 700만 조각을 건져내는 것이다. 물에 떠있으니 건지는 것이 쉬울 것 같지만 태평양에 떠있는 배들은 높이가 높다. 건질 방법이 없다. 건져 올리는 기계를 활용한다고 해도 그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쓰레기가 바다로 나가기 전에 건져 올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에코에코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해운대에서 비치코밍 활동을 진행하면서 함께 활동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환경에 관심이 많은 협동조합, 교회, 학교 선생님들, 봉사활동 단체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했다.

나아가 에코에코는 비치코밍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더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축제의 장을 기획, 2017년 4월 15일을 ‘해운대 비치코밍의 날’로 정했다. 당일 접수자를 포함, 170여 명이 청사포 해변에서 바다쓰레기를 주웠다. 에코에코에서는 폐현수막으로 만든 50리터 수거봉투를 나눠주고, 바다쓰레기를 가득 채워오면 에코에코 만든 에코백과 교환해 줬다.

이어 2018년 가을에는 ‘해운대 비치코밍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해수욕장에 커다란 전시장을 꾸며 많은 시민들에게 바다쓰레기의 위험성을 알렸다. 여름휴가 시즌이 끝나고 해수욕장에서 쓰고 남은 폐튜브 700개를 모아 커다랗고 둥근 돔 모양으로 전시장을 지었다.

기술자들이 돔을 지탱할 쇠파이프를 자르고 용접하고 나사로 조이는 동안 조합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은 튜브에 공기를 주입하고 튜브를 매다는 일을 도왔다. 돔의 내부는 바다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전시장으로 꾸미고, 폐그물로 바다거북 모양의 조형물을 만들어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 앓는 바다환경의 실태를 보여주는 사진을 전시했다. 바다쓰레기로 만든 공예품과 장난감도 마련했다.

지난해 비치코밍 페스티벌에서는 재활용 선별장에서 가져온 플라스틱으로 큰 물고기 조형물을 만들어 3개월 이상 전시를 했다. 플라스틱 물고기는 지구본을 삼키는 모양이었다.

또 파라다이스호텔 객실에서 나온 폐트병 하루 분량을 걷어 7미터의 해파리를 만들고 조명을 달아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화 이사장은 “관람객들은 전시된 글과 사진을 보며 플라스틱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의견을 나눴다. 해수욕장의 뜨거운 햇살을 피해 커다란 평상에 앉아 쉬었다 가기도 하고 사진을 찍으며 즐겼다. 한번 쓰고 버려지는 튜브를 재활용해서 전시장을 짓고, 조형물을 만들어 전시하는 비치코밍 축제는 뜻깊은 활동으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돗자리 대여사업
에코에코 새 보금자리 ‘감천문화마을’

피서철이 한창이던 2016년 해운대 해수욕장 전역에서 어림잡아 하루에 1천여 개의 일회용 돗자리가 팔렸다. 이 돗자리는 일회용으로 쓰이고 버려진다는 점을 인식, 에코에코는 폐현수막 원단을 활용해 돗자리를 만들어 대여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도 큰 인기를 얻었다.

올해는 국립부산과학관에서 진행된 플라스틱 전시회에 쓰인 현수막을 수거해 가방, 파우치를 제작해 현재 속초 칠성조선소에서 판매하고 있다. 8월에 진행될 부산 그린라이프쇼에서는 이 폐현수막을 사용해 형형색색의 그늘막을 만들어 비치코밍의 취지와 해양쓰레기 홍보활동을 소개할 예정이다.

에코에코협동조합은 해운대에 있던 바다상점을 감천문화마을로 옮겨 새롭게 문을 열었다. 감천문화마을을 대표하는 어린왕자 포토존이 보이는 건물이다.

이곳 또한 화덕헌 이사장이 직접 모든 인테리어를 도맡아 재활용을 활용해 내부를 꾸몄다. 철거지역이나 원도심 지역 빈집에서 주워 모은 것들이 모여 탄생한 공간이다. ‘안녕, 감천’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감천마을에 특화된 기념품을 선보인다. 어린왕자와 고양이, 감천마을의 역사에 걸맞은 스토리텔링을 개발하고 캐릭터도 만들 예정이다.

화덕헌 대표는 “사람들이 마을을 향유하고 살아보고 봉사도 하는 프로그램 등 장기적으로 풀어가야 할 부분을 생각중이다. 감천마을을 대표하는 어린왕자에 관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나가고 싶다. ‘어린왕자가 비행기를 타고 실종됐는데, 감천마을에 불시착 했다’라는 컨셉을 구상중이다. 어린왕자를 마주 보고 있는 이 지점에 서로의 호응이 있으면 한다. 조합에서 만드는 에코백에는 마을의 모습이 들어있다. 감천에는 아직도 작은 봉제 공장들이 있다. 앞으로 그곳에 외주를 주고 가방을 완성해, 감천주민들과의 상생협력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생활 속 작은 실천, ‘플라스틱의 하루’를 기록해 봐요”

-에코에코협동조합 화덕헌 이사장

어릴 때부터 고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였다. 어른이 되어서는 해운대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재활용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 해결하는 등 ‘바다 살리기’에 노력을 쏟고 있다.

그는 사진관 주인에서부터 사진작가, 해운대 구의원을 거쳐 에코에코협동조합 이사장이 됐다. 2010년 7월 1일 해운대구 의회로 첫 출근을 하고, 농성중인 청소용역회사 청소부를 마주했다. 구청의 청소행정 전반에 관심을 갖게 됐고, 평소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과 연결되면서 자연스레 재활용 문제로 관심사가 확장됐다.

4년간의 의정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신문 스크랩을 해왔다. 주제어별로 분류된 파일이 200개 이상이었다. 청소업무 관련 서류가 가장 많았고 청소행정, 민간용역, 쓰레기,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업사이클링(버려지는 물건을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것) 등으로 세분화됐다. 이 파일들은 훗날 에코에코협동조합 설립과 마을기업 사업 분야를 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자신이 살고있는 해운대에서 버려지는 폐기물들을 재미있게 재활용 할 수 있는 사업이 무엇일지 고민했고, 작은 자본으로 에코에코협동조합을 설립했다. 2015년 마을기업으로 지정되고 보조금을 받자마자 공업용 재봉틀부터 구매했다. 당시에는 이불 집을 운영했던 어머니가 쓰던 낡은 재봉틀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업용 재봉틀 구매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폐파라솔로 가방을 만들면서 두꺼운 부분도 가볍게 박음질 할 수 있었다.

바다상점을 운영하면서 폐파라솔로 만든 에코백은 관광객들로부터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쓰레기가 떠밀려오는 해변을 청소하면서 얻게 되는 유리조각, 고둥껍질을 예쁜 병에 담아 해운대 기념품으로 만들고, 파도에 오랜 시간 시달려 마모된 나무쓰레기도 독특한 바다의 기념품이 됐다. 쓰레기에서 쓸모를 찾아내고 그것을 예쁘게 단장하는 작업으로 관광객들에게 추억을 선사했다.

화덕헌 이사장은 바다쓰레기와 관련, 정책이나 집행에서 제어할 수 있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쓰레기의 전체 발생량이 많고, 주워내는 양은 한정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치코밍을 해야 하는 이유는 문제의식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아이들과 체험을 많이 한다. 바다쓰레기를 줍는 체험을 통해 몸으로 배운다. 아이들은 ‘기술자가 되어서 스티로폼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들자’, ‘과학자가 되어서 스티로폼과 플라스틱을 대체하는 물품 또는 자연분해 되는 물품을 만들자’, ‘정책공무원이나 정치가가 되어서 환경정책을 집행하자’ 등의 의견을 낸다. 바다는 인류의 가장 큰 보물 창고다. 더 잘 가꾸어 나가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화 이사장은 바다를 살릴 수 있는 실천으로 ‘플라스틱의 하루’를 살아보자고 제안했다. 눈뜨자 마자 마주치는 플라스틱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는 “해결책은 아주 가까운 곳에서 찾아야 하고 시작돼야 한다. 바다를 가꾸는 일에 통영이나 부산 등 해양 도시들이 함께 했으면 한다. 통영에서의 비치코밍을 추천한다. 옛날에는 왜군이 쳐들어왔다면 이제는 플라스틱이 쳐들어오고 있다. 이순신 장군처럼 큰 칼이 아닌 큰 집게를 옆에 차고, 해양쓰레기를 주워나갔으면 좋겠다. 나아가 통영도 해운대처럼 ‘통영 비치코밍 축제’를 열어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초여름‧강송은 기자  hannews@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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