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거제·고성주민 폭발 화학선박 입항 저지 및 불탄 일본차 하역 규탄

24일 오전 11시 통영·거제·고성 어민과 지역주민들이 울산 폭발 화학물질 운반선 통영입항 저지와 불탄 일본차 하역 허용을 규탄하고 나섰다.

“청정 남해 바다가 전 세계 폐기물 선박, 위험한 화학물질 선박의 해체 처리장으로 오염될 위기에 처했다. 성동조선은 화학물질 폭발 선박 해체 계획 철회하고, 해양수산부는 불개항장 기항 불허하라”

통영·거제·고성 어민과 지역주민들이 울산 폭발 화학물질 운반선 통영입항 저지와 불탄 일본차 하역 허용을 규탄하고 나섰다.

통영어업피해대책위원회, 거제어업피해대책위원회, 고성어업피해대책위원회, 안정국가공단환경대책위원회, 진해만굴어업피해대책위원회,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24일 오전 통영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지난해 9월 28일 울산 염포부두에 정박 중이던 2만 5천880톤급 석유제품운반선 ‘스톨트 그로이란드호’에서 폭발이 났다. 폭발 사고 당시 화물선에는 스티로폼·플라스틱 등의 제조 원료 화학물질 ‘스티렌모노머(SM)’ 등이 실려있었다. SM은 소량만 유출돼도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위험물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 선박은 해수부가 기항 허가를 하면 입항이 가능하다. <관련기사 한산신문 2020년 5월 16일자 ‘폭발사고 화학운반선 통영입항 위험천만’>

불탄 일본차를 실은 선박은 이미 통영에 입항해 있다. 닛산자동차 운반선 ‘신시어리티 에이스’는 2018년 12월 31일 하와이 인근 태평양 한가운데서 불에 탔다. 당시 닛산자동차 3804대가 실려있었으며, 60%는 전소됐다. 이 선박은 지난해 5월 성동조선 안벽에 입항, 계류중이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 18일 전소 차량 하역을 확인, 통영 세관비즈니스센터에 하역중단 요청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박태곤 통영어업피해대책위원장.

어민과 지역주민들은 “울산 폭발 화학물질 운반선은 환경부의 수입신고와 관세청의 허가를 받고 이제 해수부의 불개항장 기항 허가만 기다리고 있다. 울산에서 출발한 폭발 선박이 진해만(창원, 거제, 고성, 통영)의 가덕수로를 통과해 어장과 양식장이 집중된 통영에 입항 후 해체·제거되는 과정에서 심각한 해양오염을 일으킬 것은 뻔하다. 청정해역 통영과 수산물의 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해수부는 폭발선박의 ‘통영 불개항장 기항 허가’ 신청을 불허하고 울산항 출항 자체를 막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1번지 울산에서 화학선박을 해체하고 수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화학물질의 폭발, 유출 위험을 다른 지역으로 전가하거나 확산시키는 행위는 옳지 않다. 사고가 발생한 곳, 위기상황속에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국가무역항인 울산항에서 안전하게 처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박광호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불탄 일본차 하역과 관련해서는 “불탄 일본 닛산자동차 3804대(전소 60%)는 성동조선에서 하역해 경기도 이천과 고양으로 이동해 해체될 예정이다. 사업자는 선박수리를 핑계로 각종 인허가를 받아 폐기물만 처리하려 한다. 불탄 차량들은 유해화학물질 덩어리로 하역과 이동과정에서 각종 환경오염 발생이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환경부도 환경오염을 우려해 수입폐기물 허가조건을 달았다. ‘환경오염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관리 철저 및 상시모니터링, 운송시 덮개설치, 해체 재활용처리화정에서 관리 철저’ 등이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해양오염과 2차 환경오염 예방차원에서 오염상황을 공개하고 민관합동 모니터링을 실시할 것을 수차례 낙동강환경청 등에 요구했지만 묵살됐다. 2차 오염 우려가 큰 만큼 사업자와 낙동강환경청 등은 현장을 공개하고 하역과 이동 전 과정에 시민들의 현장모니터링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통영시 관할 지역 내에서 오염덩어리인 불탄 자동차 수천 대가 하역되고, 울산에서 폭발한 화학물질을 실은 선박의 입항이 코앞인데도 통영시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하고 먼 산 불구경만 하고 있다. 통영시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울산에서 폭발한 화학물질 운반선의 통영 입항을 저지하고 일본차 폐기물 하역과정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울산에서 폭발한 화학운반선의 통영 입항과 성동조선의 유독물질 해체와 제거 작업을 단호히 반대하며 청정바다와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모든 역량을 모아 문제선박의 통영 입항을 저지할 것이다. 울산 화학운반선의 통영 기항이 결정돼 이동할 경우, 이후 일어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성동조선과 기항을 허가한 해수부에 있음을 밝혀두는 바”라고 소리 높였다.

이날 전병일 시의원은 기자회견장을 방문, 폭발 화학운반선 통영 입항 저지에 적극 동참할 것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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