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렬여고 장민경 학생기자

코로나 바이러스가 계속되는 와중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다양한 발명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중 우리 주변에서 아파트나 여러 건물의 엘리베이터에는 반투명한 필름이 버튼 위에 부착 돼있는 것을 볼 수 있다.

MBC뉴스에서 구리 성분이 함유된 항균 필름지 실험을 진행한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는 플라스틱에서 72시간, 스테인리스에서 48시간, 마분지에서 24시간 동안 살아남았지만, 구리 표면에서는 4시간 뒤 사멸했다고 한다.

세균과 같은 미생물의 경우 구리 표면에 닿게 되면 구리를 영양소로 인식해 흡수하려는 성질을 가져 이 미생물이 흡수해 그 속으로 들어간 구리 이온은 미생물의 세포막에 구멍을 내고 구리 이온은 이 구멍을 통해 활성산소를 끌어당겨 미생물을 파괴한다.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는 세균처럼 스스로 물질대사를 할 수는 없지만 숙주가 생기면 유전자정보를 복사한다. 바이러스가 구리에 닿으면 바이러스는 구리를 숙주로 인식하고 유전자 정보를 배출하게 되고 구리는 유전자 복제 방해 신호를 바이러스에게 내보내며 이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지쳐 죽는다고 한다. 간혹 이 필름이 바이러스를 죽인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완전히 잘못된 맹신이다. 구리가 코로나 바이러스의 생존 기간을 줄이는 건 사실이지만 필름 형태로 가공된 구리 성분의 항균 필름도 순수한 구리와 완벽히 같은 결과를 낼 것이라는 건 명확하지 않으며, 이 필름들은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때도 존재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즉, 항균 필름이 바이러스를 완벽히 예방 가능하다고 단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이러한 불확실한 성능을 가진 이 필름은 또 다른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앞서 윗 내용에서 이 필름을 아파트나 여러 건물의 엘리베이터 버튼에 부착한다고 언급했는데 이 필름의 부착으로 더 힘든 삶을 살게 된 사람들도 있다.

바로 시각 장애인들이다. 실로암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달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항균 필름으로 인한 촉지 문제로 시각장애인들의 여러 민원을 받았고, 시각장애인의 이동권 및 접근권을 침해할 수 있는 항균 필름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시각장애인들은 항균 필름으로 인해 버튼의 점자를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는 버튼의 위치마저 찾기 힘들어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 정말로 항균 필름이 꼭 필요한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 확실치 않은 예방 성능, 큰 불편함을 겪으며 살아가는 사람들, 이 모든 것을 감수할 만큼 꼭 필요한 제품인가에 대해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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