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상 지연, 10개월 동안 추가 보충 안돼

   

어선업계의 고질적인 인력난이 또 다시 업계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전체 선원 중 20%를 차지하며 선원부족 현상을 상당부분 해소했던 외국인선원의 보충 인력이 고용관련제도 변경 이후 10개월여가 넘도록 들어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어기를 끝내고 1일 출어에 나설 통영지역 꽃게잡이 통발어선들은 선원부족으로 첫 출어까지 미루는 등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근해통발수협(조합장 서원열)과 기선권현망수협(조합장 정세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외국인산업연수생제도가 전면 폐지된 이후 선원 수급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 근로자의 입국이 잠정 중단됐다.


대안으로 ‘20톤 이상 선박 외국인 고용허가제’가 제시됐지만 입법절차가 늦어져 올해 6월에야 시행에 들어갔다.


엎친대 덮친 격으로 외국인 선원 고용을 위한 수협중앙회와 전국해상산업노조연맹간의 단체협상마저 14차 협상까지 가는 진통을 겪으면서 평소보다 3~4개월 정도 지연, 타결됐다.


때문에 9월이 시작된 지금까지 신규 외국인 선원은 단 한명도 보충되지 않고 있다.


근해통발과 기선권현망업계에 종사하는 외국인 선원은 약 400여 명.


산업연수생 자격 체류 기간이 끝나 출국하는 인원과 신규 필요 인원을 감안해 근해통발은 60명, 기선권현망은 100명 등 총 160명을 올해 초 수협중앙회에 요청했었다.


당연히 부족한 160명의 인력공백은 고스란히 해당 업계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이 꽃게잡이 통발어선. 지난 7월 시작된 2개월간의 금어기가 끝나 1일 출어에 나서야 하는데 선원이 없어 배를 묶고 있다.


이들 어선은 1척 당 1~2명 총 30명을 신청했지만 선원 입국이 늦춰지면서 당분간 조업을 포기해야 할 처지다.


특히 최근 들어 서해 흑산도 근해에서 사라졌던 꽃게가 잡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출어 준비를 끝내고도 이를 바라만 봐야 하는 업계는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기타통발선주협의회 김용수 총무는 “1일 조업을 하려면 8월 중 출어준비를 끝내고 마지막주 바다로 나가 현장에 도착해야 하는데 정작 선원이 없다. 연중 국내선원 구하기도 가장 어려운 시기가 9, 10월이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대해 근해통발수협 관계자는 “단체 협상이 늦어지면서 3월 중 신청을 받고도 7, 8월에야 관련 업무를 추진할 수 있었다”며 “당장 인원 보충이 급한 업계 사정을 조합 차원에서 수차례 건의해 봤지만 타 업계와의 형평성 등으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법무부에서 입국에 필요한 사증을 발급하는데 필요한 기간이 15일인 점을 감안할 때 빠르면 이달 초 늦어도 이달 중순께 인력 보충이 이뤄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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