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수정 지시, 외해가두리 적조실험이 중점

   

"1년 허송세월 보냈다. 연구계획 전면 수정하라."

통영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외해수중가두리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새로운 외해어장시스템 개발, 보급을 목표로 지난 1년간 진행해 왔던 사전 연구사업에 대해 전면 수정 지시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는 외해수중가두리 사업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단계. 그런데 그간의 연구성과에 대한 무용론까지 대두된 터라 본 사업 전반에 대한 추진계획 재조정도 불가피해 졌다.

통영시는 지난달 30일 시청강당에서 '통영시의 외해수중가두리 연구사업' 최종보고회를 개최, 용역 기관인 한국해양연구원으로부터 1년차 연구사업 실적을 보고 받았다.

진의장 통영시장을 비롯해 이수혁 부시장, 용역 수행 연구원 관계자, 관계 공무원, 어업인 등 30여명이 배석했다.

명정구 연구책임자는 산양읍 대장두도와 부도 사이에 설치한 외해가두리를 중심으로 수심 및 해저지형 기초자료조사, 해수유동 관측 및 수치모형 실험을 통해 얻은 대상해역의 어장환경 등을 발표했다.

특히 외해가두리와 내만가두리 두 곳의 사육 실험 결과, 외해가두리에 입식한 어린고기들의 성장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는 눈에띄는 수치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135일간 사육한 민어의 경우 체장 34.9% 체중 86.3%, 86일 사육한 참돔은 체장 2.3% 체중 8.1% 향상됐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보고를 받은 진의장 통영시장은 "정작 핵심문제를 다루지 못했다"면서 연구수행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진 시장은 "제일 중요한 게 적조다. 이번 연구의 목적은 적조에 대비하는 방법을 찾는데 있다. 가두리 그물을 바다 밑 20m아래로 내렸을 때 과연 효과가 있는지를 검증받고자 했는데 보고서에는 이런 게 전혀 없다. 정말 엉뚱하고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설 해역에 적조가 없었다면 피해가 있는 곳을 찾아 설치하고 피해가 발생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PE가두리가 태풍에 얼마나 잘 견디는지 하는 것은 물리적 해결도 할 수있고 지금 보고된 자료로도 충분하다"면서 "1년 허송세월 보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직접 그림까지 그려가며 "수중부침식 가두리는 할 필요가 없는 실험이다. 힘만 들고, 비용도 들고 쓸데없이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아주 단순하면서 쉬운 목표다. 다른 거 없이 올해는 적조 많이 오는 해역을 골라 시설을 놓고 물고기가 죽는지 안 죽는지 실험해 어민들을 외해로 유도할 만한 데이터를 만들어야 한다"며 연구계획 전면수정을 지시했다.

다른 참석자들도 진 시장의 지적에 대부분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올해 연구 포커스를 적조에 맞춰줄 것을 주문했다.

양식환경연구센터 명정인 연구관은 “적조관계는 100% 공감한다. 오늘 보고서에 나온 수치는 기존 보고에 나와 있다”고 거들었다.

어업인 김갑종씨는 “내 어장 수심이 제법 깊다. 한 칸 그물 길이를 20m 정도로 늘여 볼테니 와서 검증해 달라”고까지 했다.

이에 대해 명정구 박사는 “외해가두리를 하는데 해양연구원이 먼저 사업성을 입증해 달라는 게 당초 요구라 연구방향도 그것에 맞춰졌다”면서 “적조가 목표라면 앞으로의 계획도 백지화해야 하는데 일단 계획을 수정해 보겠다”고 답했다.

다만 “기존 내만가두리의 그물 깊이를 20m이상으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실제로 적조피해를 피해갈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한편 지난 2006년 시작된 이번 연구사업은 2009년까지 3년차 사업으로 계획, 지난해 12월 내파성 외해가두리 자체 제작 및 설치, 어장환경 분석, 어류양식 실험결과 등을 도출해 내고 1차년도 사업을 마무리 했다.

통영시예산 4억9천만원을 포함해 3년간 14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으로 지난해 6억원이 연구비로 지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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