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어잡이 근해통발업계 생존해법은 '어구수 축소'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장어잡이 근해통발업계가 '어구수 축소'를 생존 해법으로 내놨다.

고유가로 인한 출어경비 폭등, 선원부족 등에 따른 생산여건 악화를 한 번에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안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업계가 생각하는 축소 규모는 1만2천개인 현재 사용량을 7천개로 40%가량 줄이는 수준.

이 경우 필요인력 감소에 따른 승선인원 및 인건비 축소는 기본, 생산에 필요한 제반경비도 절약은 물론 적정 생산에 따른 장어 단가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특히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류 사용량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근해통발수협이 제시한 월평균 소요경비 내역(인건비 제외)에 따르면 어구수를 7천개로 하면 7천여 만원이 던 한달 지출 경비가 4천500여 만원으로 뚝 떨어진다. 무려 40%에 달하는 경비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우선 어구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필요한 인력도 줄어 현재 11명 정도인 승선인원을 최대 7명, 평균 8명이면 조업이 가능해 진다.

또 전체 경비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유류의 경우 선원 10명에 어구 1만2천개를 실은 70톤급 장어통발어선이 한 달 사용하는 면세유는 약 260드럼(1드럼 200ℓ).

하지만 어구수를 7천개로 줄이면 170드럼이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월 85드럼, 1만700ℓ를 아낄 수 있고 기존 2개월 치 유류로 3개월 조업이 가능해진다.

13만원 수준인 현 면세유 시가를 적용하면 매월 1천만원 이상이 유류비에서 빠지는 셈이다.

이밖에 윤활유, 미끼, 통발어구, 로프, 부식비 등도 어구수 축소 전에 비해 30~4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경비 절감과 함께 생산 효율도 크게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어구수가 줄어든 만큼 1회 생산량은 줄지만 생산량 감소에 따른 어가 상승폭을 고려하면 오히려 실소득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업계는 생산량 조절을 통해 붕장어 단가를 1kg당 최고 7천원 선까지 올릴 방침이다.

근해통발수협 진상배 상무는 "생산량은 유지되고 있지만 소비는 오히려 줄면서 업계가 경영난에 직면한 상태"라며 "어구수를 줄이면 불필요 인력과 경비를 상당부분 축소할 수 있고 어가 상승 등 1석2, 3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