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어업인 "현행 1,2월은 실제 산란기와 다르다"

   

 "지금 난(卵)도다리는 한 마리도 없어! 그런데 산란기라고 못 잡게 하니 답답할 노릇이지"
 현행 1, 2월로 정해진 도다리 금어기를 각 지역여건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통영 인근바다에 서식하는 도다리의 경우 12월 중순부터 늦어도 1월 말이면 산란을 끝내는 통에 현실과 동떨어진 금어기 재조정 요구가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


 특히 2월부터 봄철 별미로 인기를 끄는 '도다리 쑥국'이 첫 선을 보이며 도다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도 정작 어업인들은 조업을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실정이다.


 어족자원 보호를 위한 수산자원보호령에 따라 현재 도다리는 1월1일부터 2월28일까지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그런데 도다리가 유달리 수온에 민감해 주요 조업해역별 산란시기가 하나같이 제각각으로 형성된 상태.


 심지어 같은 통영 인근바다에서도 욕지, 용남, 사량도 인근에서 잡히는 도다리의 산란기가 좁게는 일주일, 넓게는 보름가량 차이가 나고 있다.


 어업인들은 이런 실태를 수차례 지적하며 "획일적인 금어기를 지역실정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좀처럼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해양수산부 주재로 열린 '수산자원보호령 일부개정령(안)' 지역 설명회에서 동일한 문제점이 제기됐다.


 당시 통영지역 자망어업인 P씨는 "통영 앞바다에는 벌써 난도다리가 올라오기 시작했지만 남해쪽은 2월은 돼야 난을 품은 것들이 잡힌다"면서 "이런 특성을 고려해 금어기를 지역별로 차별화하고 통영은 지금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해를 비롯한 부산지역 어업인들도 각기 다른 산란기를 언급하며 앞선 주장에 힘을 더했다.


 그리고 '도다리 쑥국'으로 이달 들어 제철을 맞으면서 멀뚱히 바라만 봐야하는 어업인들이 결국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에 이르렀다.


 욕지도 어업인 K씨는 "통영 도다리는 지금 살이 적당히 올라 맛이 있는 시기다. 오죽하면 식당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도다리 쑥국을 간판 메뉴로 내놓겠냐?"고 반문하며 "최소한 2월부터는 조업을 할 수 있도록 금어기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영시 해양개발과 담당자는 "현재 금어기가 실제 현장여건과 차이가 난다는 것은 행정에서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해양여건이 수시로 변하는 상황에서 지역별 편차를 두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도 "지역별 안배는 힘들지만 한달여 정도 앞당기는 수준의 개정은 정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12월, 1월로 묶는 안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한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