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안잡혀 제주도 근해로 문어잡이 나서

꽃게잡이의 대명사였던 통영 기타통발어선들이 잇따른 어획부진에 문어잡이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 꽃게 비수기나 금어기 때 고둥잡이에 나서는 경우는 있었지만 문어를 잡기위해 채비를 떠나는 것은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그 만큼 꽃게잡이가 어려워지고 옛 명성이 빛을 잃어가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그나마 살아날 기미를 보였던 서해 어장이 지난해 발생한 서해 원유유출 사고로 쑥대밭이 돼 당분간 문어잡이가 기타통발 어업인들의 생업이 될 전망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대다수 기타통발어선이 제주 근해로 출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 어선의 주요 어획물은 꽃게가 아닌 문어다. 최근 꽃게가 종적을 감추면서 관련 업계의 주력 어종이 되고 있다.

그동안 대체어종으로 각광받았던 고둥은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서는 어구를 추가로 준비해야 하는데다 주 조업지인 동해의 현장조업이 쉽지 않아 점차 외면 받고 있다.

또 한국-EU간 FTA의 주요 협상 종목에 고둥(골뱅이)이 언급돼 '골뱅이FTA'로 까지 칭해질 정도가 되자 위협을 느낀 어업인들이 일찌감치 고둥잡이에 손을 놓고 있다.

실제로 2월 현재 동해로 고둥을 잡으러 가는 기타통발어선은 3~4척에 불과하다.

문어잡이는 별다른 추가 장비나 기술, 인력 없이 기존 통발어구만 있으면 조업이 가능해 어업인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보통 한 달 조업을 하는 어선들은 10톤 정도를 잡아 1kg당 7천원선에 넘기고 있다. 줄잡아 7~8천만원의 소득을 올리는 셈이다.

유류, 미끼, 인건비 등을 빼면 실제로 선주 손에 남는 소득은 1~2천만원에 불과하지만 고둥잡이에 비하면 나은 편이다.

지난 설 명절 성수기 때는 1만원까지 올라 제법 수익을 남길 수 있었다.

기타통발선주협의회 김용수 간사는 "지난해부터 대다수 어선들이 문어잡이에 나서고 있다. 1, 2천 만원 남는다지만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까지 치면 실제 출어경비만 겨우 남기는 형편"이라며 "본격적인 꽃게 철이 되기 전까지는 문어잡이에 주력 할 듯 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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