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 이유…"조합 기반 다져 후회는 없다"

   

 "조합에 젊은 활기를 불어 넣을 유능한 인재가 뒤를 이어줄 것이라 믿습니다."


 멍게수하식수협 김봉철(59) 조합장이 차기 조합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담담하지만 아쉬움이 짙게 베인 어투로 말을 꺼낸 그는 "최근 급속히 나빠진 건강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마 '가능성'을 따질 필요가 없는 인물인 탓에 '돌연'이라는 수식어가 어울릴 법한 선택이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지난해 이맘때부터 고심해 온 문제였다.


 "꼬박 1년 전 의사로부터 '더 이상 무리해선 안된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그는 긴 한숨 뒤 "멍게수협 조합장으로서는 마지막 인터뷰가 될 것 같다"며 그동안 담아둔 속내를 털어놨다.
 무엇보다 겉으로 내색을 하지는 않았지만 진단 결과가 나온 이후 그렇게 좋아하던 술을 끊었다고 했다. 하루 한 갑씩이던 담배도 손을 놓은지 오래다.


 그는 "입원 권유가 수차례 있었지만 조합의 기둥인 위치에서 병상에 누울 수는 없었다.

혹시 조직 체계에 혼란이 생길까 이제껏 가족 이외에 누구에도 말하지 않았다. 가까운 지인들조차 모르고 있다"고 했다.


 지금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병명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절대적인 휴식이 필요한 상황"라고만 전했다.


 그리고 난 뒤 황무지나 다름없던 지난 2000년 초임 시절을 떠올리며 "재임기간 동안 조합원, 임직원과 노력한 덕분에 우리(멍게)수협이 탄탄한 기반을 갖추게 됐다. 지금 물러 난데도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아쉬움은 남는다. 아직 매듭짓지 못한 현안들 때문이다.


 "냉동공장과 가공시설은 당장 약간의 손실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조합에 큰 수익을 안길 것으로 확신한다. 재임시절 시작한 사업인 만큼 본궤도에 올려놓은 뒤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재임 8년에 대한 조합원들의 냉정한 평가를 받고 싶었는데 아쉽다"면서 "차기 조합장은 조합원을 위해 보다 폭넓게 뛰고 조합에 이득이 되는 일에 물 불가리지 않는 듬직한 기둥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덧붙여 "그동안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며 힘을 실어 준 지인들게 너무 미안하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통영중학교와 통영수산고등학교를 졸업, 1980년 통발과 활어양식업으로 수산업에 발에 들인 김봉철 조합장은 1991년부터 멍게양식을 시작했다.


 멍게수협 1, 2대 이사를 거쳐 2000년 멍게수협 조합장에 당선돼 2004년 재선에 성공했다.


 현재 한국수산회 이사, 통영경찰서 행정발전위원회 위원, 통영지원 민사, 가사 조정위원 통영수산업고등학교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15ha 규모의 멍게간이이식장 조성을 비롯해, 초선 당시 스리랑카를 직접 찾아 팜사 직거래 라인을 개설, 1만원 선이던 단가를 5천원까지 낮추기도 했다.


 2004년에는 지금의 냉동냉장시설과 수산물종합가공공장 건립을 시작, 지난해 완공해 냈다.


 한편 김 조합장 뒤를 이을 차기 조합장은 오는 5월 치러질 선거에서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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